ESS, 발전 인프라 공백 메워
GPU ‘밀리초 전력 스파이크’ 새 변수
국내 슈퍼커패시터 업체 비나텍·LS머트리얼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전력 저장 산업의 투자 지형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가 투자 시장의 중요한 포인트였다면, 이제는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밀리초(ms) 단위의 급격한 전력 변동을 해결해주는 슈퍼커패시터(EDLC) 등 서버 내 ‘백업 전력원’으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생성형 AI 제작 데이터센터 이미지./뉴스1
빅테크의 AI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AI 데이터센터는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됐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규모는 2022년 말 약 36기가와트(GW)에서 2025년 말 62GW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미국에 대한 투자 비중은 같은 기간 약 96% 급증하며 성장의 중심축이 됐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ESS 고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원자력과 대형 가스 발전 설비는 건설에 5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할 대안으로 ESS가 부상했다. 미국의 전력 발전 용량은 2022년 13.5GW에서 2024년 40.5GW로 급증했다.
최근 시장의 관심은 ESS에서 EDLC 등 서버 내 백업 전력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이용하는 일반 데이터센터와 달리,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가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밀리초(ms) 단위로 전력 수요가 급격히 치솟는다. 이 전력 부하를 해결하지 못하면 전력 비효율이 발생한다.
이에 빅테크는 BBU(Battery Backup Unit), 리튬이온커패시터(LIC), EDLC를 활용해 순간적인 전력을 공급하고 전압과 주파수를 안정화하는 다층 저장 구조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BBU는 정전 등 비상 상황에서 비상 발전기가 가동되기까지 수분간 전력을 공급하고, LIC와 EDLC는 1초 내외의 급격한 부하 변동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GPU 칩의 전력 수요가 밀리초 단위로 급격히 튀어 오르는 ‘부하 반사(Load reflection)’”라며 “서버 랙 내부에 설치된 BBU와 슈퍼커패시터는 순간적인 피크 전력을 즉각 공급해 전력 운용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슈퍼커패시터 업체로는 비나텍과 LS머트리얼즈가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비나텍은 2025년 5월 블룸에너지(Bloom Energy)의 연료전지 프로젝트에 비상 전원용 슈퍼커패시터를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LS머트리얼즈는 아직 AI 관련 매출이 없지만, 2024년 9월 엔비디아(Nvidia)의 주요 파트너이자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 기업인 버티브(Vertiv)와 협력해 AI 데이터센터용 UPS에 슈퍼커패시터(자사 명칭 울트라커패시터·UC)를 공급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조현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변동이 급격해짐에 따라 BBU뿐 아니라 UC까지 추가하는 다층 저장 구조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특히 800V DC 데이터센터가 도입되면 상·하위 전력단 사이의 완충장치 필요성이 더 커지고, UC가 그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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