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AI를 활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AI에 의존하고 있는가.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보고서 작성부터 연구개발(R&D), 교육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 중심 도시인 대전과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한 연구 환경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뚜렷하다. 최근 AI 활용이 급속히 확산되는 지금, 이 질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AI는 빠르다. 그리고 지나치게 편리하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를 도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줄여준다. 문제는 그 편리함이 사고의 과정까지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점점 스스로 고민하기보다, 더 빠른 답을 선택하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
기술의 확산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다루는 사람의 사고력이다.
이 변화는 연구개발 현장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데이터 분석과 자료 정리에서 AI는 강력한 도구다. 그러나 문제를 정의하고 연구의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까지 의존하게 될 경우, 연구의 본질적인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기술은 ‘빠른 답’이 아니라 ‘새로운 질문’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아날로그적 사고의 필요성이 다시 떠오른다. 손으로 정리하고, 직접 고민하며,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과정은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그 과정에서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아이디어와 통찰이 만들어진다.
지역 경제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있다. 특히 연구개발 중심 도시인 대전에서는 이 균형이 곧 지역 경쟁력과 직결된다. 대전과 충청권의 기업들이 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단기적인 효율성에만 집중할 경우 구성원의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은 점차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지역 산업 전반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AI를 도구로 활용하면서도 사람의 경험과 판단을 함께 축적하는 조직은 더욱 강해진다. 기술과 사람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교육 현장도 다르지 않다. AI 활용이 확대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하는 시간이 줄어든다면, 지역의 미래 인재 경쟁력 역시 약해질 수밖에 없다.
AI는 앞으로 더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분명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 무엇을 AI에 맡기고, 무엇은 끝까지 인간이 책임져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다. AI는 도구일 뿐,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사람이다. 그 균형을 만들어내는 것이 지금 지역이 고민해야 할 과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다시 스스로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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