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위한 교육프로그램 운영
자본 논리 포섭, 성공사례 쌓아
비기는 ‘비건폐·비용적’ 활용
공간은 덤·부동산 가치도 키워
‘스케이프 논현 18315’의 공중담장. /리슈건축 제공
전진삼 건축평론가·‘와이드AR’ 발행인
건축주가 되는 일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 않다. 더욱이 있는 건물을 매입하는 것을 넘어 대지 위에 새로이 건물을 짓는 건축주가 된다는 것은 자금력을 동반해야 하는 일이니만큼 그가 누구든 일생일대의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건물을 짓는 일 앞에선 건축주(그가 이미 여러 번의 경험을 가진 자일지라도) 공히 결과가 좋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기 마련이다. 그런 연유로 건축설계를 맡길 건축가를 잘 만나야 하는 일은 불문가지다. 제대로 된 인연을 만나는 일에 왕도가 있겠나 싶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 건축주의 소망을 이야기하면서 일이 시작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가하면 건축가가 건축주를 만들어 가는 경우도 있다. 좋은 건축주를 만나는 일이 건축가에게도 중요한 일인 까닭에 건축가가 선제적으로 예비 건축주를 위한 자체 정기 세미나를 통해 건물을 짓고자 하는 수요를 확보하고 건축의 기획 단계부터 설계 및 시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사례 중심의 교육을 시키는 경우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건축주가 멘토 건축가를 벗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일의 시작이 치밀하게 준비된 공부의 과정을 거친 것이므로 건축설계 단계부터 시공 단계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통상의 건축주라 하면 좋은 건축을 지어 사회문화적으로 기여한다는 생각을 갖기에 앞서 자신의 건물이 같은 값이면 투자가치가 높은 부동산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런 건축주의 바람은 임대가 됐든, 분양이 됐든 돈이 될 수 있는 바닥면적의 양적 확보에 혈안이 되는 건 당연하다. 그 결과 대도시든, 중소도시든 길을 지나다가 보게 되는 멍청하고 뚱뚱하며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건물들 다수가 대부분 최대 건폐율과 용적률을 고집하다가 망가진 건물들이다. 그곳에 건축가는 없다.
리슈건축 홍만식 소장은 그가 운영하는 건축주들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자본의 논리를 포섭하고, 그들의 편에 서서 건축을 고민하여 부동산으로도 건축으로도 성공 사례를 쌓아가는 장본인이다. 그의 비기(技技)는 다름 아닌 비건폐와 비용적을 활용한 ‘공중담장’에 있다.
비건폐? 문자 그대로 건축법상 대지에 앉힐 수 있는 건물 바닥면적의 비율(건폐율)로 정해진 면적을 제하고 남은 부분을 말한다. 비용적? 전체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의 비율(용적률)을 적용한 결과 제외되거나 잉여로 남는 수직·수평 공간을 말한다. 홍 소장은 비건폐와 비용적의 잠재성에 주목하여 안과 밖을 매개하고, 빛과 시선을 조율하며, 도시와 건축을 연결하는 건축 장치로 공중담장을 제안한다. 보이드·테라스·계단 등의 장치를 통해 건물의 경계를 벌리며 길과 인접필지와의 관계, 채광과 조망, 보행과 가시권 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풀어낸다. 그로써 도시동네의 표정에 활력이 붙고, 건축가의 존재를 궁금해 하는 호기심 발동은 물론, 건축주에겐 생각지 못했던 공간을 덤으로 만들어주고, 건물은 개성 강한 표정의 건축으로 변화하며 부동산의 가치를 키움과 동시에 임대수익성을 극대화시켜주는, 마법 같은 일을 선사하니 그야말로 다다익선 아닌가.
/전진삼 건축평론가·‘와이드AR’ 발행인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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