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낀 주택’ 임대차계약 갱신 인정
신청 기한, 내년 말까지 1년 연장
넉 달 만에 또 변경…‘땜질식’ 비판
“매수자 부담 줄며 전세 안정 예상”
토허구역 실거주 의무 유예
무주택자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내 세입자를 낀 주택을 구매할 때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가 최장 2029년까지 유예된다.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조치이지만 유예 발표 넉 달 만에 또 유예를 발표하면서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17일 토허구역 내 주택 거래 시 세입자가 살고 있는 경우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내년 말까지 추가로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세입자가 현 임대차계약에서 갱신을 청구하면 이 기간까지도 실거주 의무 유예를 연장키로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12일 토허구역에서 세입자를 낀 주택을 매수할 경우 기존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했다.
이번 추가 유예 조치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15일 “(기존 실거주 유예 조치는) 남은 임차 기간만 인정하고 임대차 갱신계약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임차인의 주거 안정에 영향을 주는 측면이 있다”고 발언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전월세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예외 조치 건의를 곧바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로써 유예 조치 신청 기한은 올해 12월31일에서 내년 12월31일로 1년 연장된다. 기한일인 내년 12월31일 유예를 신청한 사람은 이후 갱신계약 기간 2년을 고려해 2029년까지만 입주하면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2025년 1월1일 최초 전세계약을 맺고 지난 5월12일 이후 집주인이 바뀌었다면, 원래는 오는 12월31일 전세계약 만기와 함께 새 집주인에게 실거주 의무가 발생했다.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조치로 계약갱신 기간까지 더해 새 집주인은 2028년 12월31일에야 실거주 의무가 발생한다. 기존 세입자가 전세로 4년(2+2년)을 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단 매수자는 지난 5월12일부터 계속 무주택을 유지한 사람으로 한정하며, 실거주 의무 발생 후 입주하면 최소 2년간 거주해야 한다. 토지거래허가 후 4개월 내 주택 취득 등기를 마쳐야 하는 점도 같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매수자가 임차인을 내보내야 한다는 부담이 줄면서 임대 중인 주택도 매매시장에 나올 수 있는 등 단기적으로는 전세 매물이 일부 줄어드는 것을 막는 효과가 예상된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유예 기간 종료 후 매수자의 실입주가 예정돼 있어 임대 물량이 계속 유지될지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매매 거래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세입자가 있는 상태에서도 매물로 내놓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며 “(세제개편안에 따라) 보유세 부담이나 향후 양도소득세 변화를 고려해 매도를 고민하던 고가주택·장기보유 주택 소유자에게는 매도 시점을 앞당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5월에 이어 4개월 만에 추가 유예 조치를 또 발표하는 등 땜질식 대책을 두고 비판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의) 잦은 수정·보완은 충분히 준비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논의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번 추가 유예 조치 관련 개정안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10월1일 시행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