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벤처투자 로고 (출처=삼성벤처투자 홈페이지 갈무리)
코넥스 상장사 테크트랜스가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갈림길에 서면서 외부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략적 투자자(SI)는 기술 협업을 전제로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지만, 재무적 투자자(FI)들은 회수 창구가 사실상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3일 테크트랜스 보통주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최근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의견거절이 나오면서다. 거래소는 동일 감사인의 사유 해소 확인서를 거래소가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제출할 때까지 거래정지를 유지하기로 했다. 제출 기한은 오는 10일까지다.
거래소는 별도 기타시장안내를 통해 상장폐지 가능성도 분명히 했다. 회사가 동일 감사인의 해소 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코넥스시장 상장규정 제28조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안내했다. 단순한 투자자보호 조치를 넘어 상장 유지 여부가 본격 심사대에 오른 셈이다.
테크트랜스의 재무제표는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는 대목이다. 자산총계는 9억8173만원에서 1억5712만원으로 줄었고 자본총계는 4억6323만원에서 마이너스(-) 1억4243만원으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억9831만원에서 2억9893만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모두 확대됐다. 외형 축소와 자본잠식, 의견거절이 한꺼번에 겹친 구조다.
이 경우 가장 부담이 큰 쪽은 FI다. 테크트랜스의 FI로는 ▲삼성벤처투자(지분율 20%)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3.4%) ▲한국산업은행(3.3%) ▲인라이트벤처스(1.1%) 등이 올라 있다. 이밖에 SI로는 세라젬이 11%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확인된다.
삼성벤처투자는 테크트랜스 기관투자자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FI다. 투자기구(비히클)는 ‘SVIC 28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활용했다. 해당 조합을 통해 테크트랜스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20억원어치와, 보통주 3억원어치를 인수했다.
SVIC 28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자금 성격에도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이 조합은 삼성벤처투자가 2015년 결성한 신기술사업투자조합으로, 당시 삼성전자가 주축출자자(앵커LP)로 참여해 결성총액의 99%에 해당하는 1980억원을 출자한 대형 비히클이다.
문제는 남아 있는 우선주 구조가 당장 회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제1차, 제2차, 제4차 RCPS에는 상환권과 전환권이 붙어 있지만 상환은 이익잉여금 또는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자본잠식 상태에서는 상환권이 계약상 권리에 그칠 뿐, 실질 회수 수단으로 기능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대기업 계열 자금을 바탕으로 조성된 대형 펀드가 테크트랜스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지만, 회사가 상장폐지 위기까지 내몰리면서 잔여 지분 회수 불확실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전략적투자자(SI) 성격으로 참여한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분위기다. 세라젬은 테크트랜스 투자를 재무적 수익 실현보다 기술 협업에 무게를 둔 전략적 투자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라젬 관계자는 “금전적 수익보다는 기술에 투자한 개념에 가깝다”며 “현재로선 바로 회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부도난 상태는 아닌 만큼 기존 협력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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