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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테크M 피플] 리딩뱅크 경쟁에선 밀렸지만...우리은행 정진완, 지금 판을...

우리은행 본점에서 정진완 우리은행장(왼쪽 세번째)이 참석한 가운데 'AI 기반 내부통제 및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시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테크M 피플] 리딩뱅크 경쟁에선 밀렸지만...우리은행 정진완, 지금 판을...

우리은행 본점에서 정진완 우리은행장(왼쪽 세번째)이 참석한 가운데 'AI 기반 내부통제 및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시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올해 1분기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5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했다. 그러나 정진완 행장이 조용히 쌓아가고 있는 변화의 흔적들은 그 숫자 뒤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충당금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으며, 역성장했다. KB국민은행(1조1010억원)·신한은행(1조1571억원)이 나란히 분기 순익 1조원을 돌파하는 동안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충당금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숫자만 보면 '또 꼴찌'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그러나 은행권에선 정 행장 취임 첫해의 성과를 단순히 수익 감소로 평가해선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그는 취임 직후 자산 리밸런싱을 단행하며 그룹 차원의 CET1 개선에 기여했고 동양생명·우리투자증권 편입이라는 그룹 종합금융그룹화 과정에서 맏형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다른 계열사를 위해 은행 영업을 제한하고 순익 후퇴를 감수하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면서도 임직원을 직접 설득하며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정 행장은 "2025년이 기반을 다지고 체력을 만든 시간이었다면, 2026년은 반드시 성과로 증명해야 하는 해"라고 신년사에서 선언한 것처럼 올해는 기반 위에서 실행에 나서고 있다. '생산적금융 가이드북'을 도입해 여신 판단 기준을 실물경제 기여 관점으로 체계화했고, 기업 특화채널 BIZ프라임센터·BIZ어드바이저센터의 전문성을 높여 우량 기업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포용금융 측면에서는 개인신용대출 금리 상한을 연 7%로 제한해 중저신용 차주를 보호하는 조치를 선제적으로 단행했다. 정부의 포용금융 강화 기조에 가장 빠르게 호응한 은행 중 하나로 꼽힌다.

생활밀착형 고객 접점 확대 전략도 본격화됐다. 삼성월렛머니 제휴에 이어 올해 CU·놀 유니버스·다이소·메가커피와의 제휴를 추진 중이다. 1분기에는 별도 앱 형태의 티켓 예매 플랫폼 '투더문(TWO THE MOON)'을 출시해 공연·전시·스포츠 영역까지 고객 일상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달에는 그룹 통합 포용금융 플랫폼 '36.5°'도 가동됐다. 우리금융 전 계열사 포용금융 상품을 한 화면에서 비교·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우리WON뱅킹이 핵심 채널을 맡는다.

최근에는 카드·캐피털 고금리 대출을 은행 저금리로 전환하는 '우리 원 드림 갈아타기 대출'도 함께 출시됐다. 단기 실적 그늘에 가려졌지만 우리은행이 대외기관 고객만족도 전 부문에서 9년 연속 1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숫자보다 신뢰를 쌓는 방식으로 고객 기반을 다져온 결과다.

정 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그룹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올해 하반기 실적이 향후 행보를 결정할 핵심 변수다. 일회성 충당금이 걷히면 2분기부터 반등이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은행 측 입장이다. 리딩뱅크 경쟁에서 숫자로 앞서는 것보다 고객 접점과 체질 개선이라는 긴 싸움을 조용히 이어가고 있는 정진완 행장의 2026년 하반기가 그 승부의 진짜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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