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하루 1123만건 대 1012만건. 지난해 처음으로 간편결제 선불충전 건수가 신용카드 결제를 앞질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자금융업자를 통한 선불충전 일평균 결제 건수가 카드를 111만건 차이로 역전했다. 2023년에는 선불충전(694만건)이 카드(746만건)에 뒤처졌지만, 2024년 각각 856만건과 858만건으로 격차가 좁혀진 뒤 지난해 순위가 뒤바뀌었다.
금액 기준에선 카드 우위가 유지되고 있다. 카드의 일평균 결제금액은 3580억원으로 선불충전(2060억원)의 1.7배 수준이다. 다만 간편지급 내 카드 결제 비중은 2022년 63.2%에서 지난해 59%로 내려왔다. 선불충전 비중은 같은 기간 30.8%에서 34%로 올랐다. 소액·일상 결제를 중심으로 구조 변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선불충전 결제의 확산은 시장 참여자 증가와 맞물린다. 선불전자지급수단 사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19개로 1년 새 30개 늘었다.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빅테크가 주도하던 시장에 당근페이·무신사페이 등 버티컬 플랫폼까지 자체 결제 수단을 도입하며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간편지급 서비스 전체 이용 규모는 일평균 3557만건·1조105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9%, 14.6% 증가했다.
카드사 고객 기반은 약화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8개 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해지 회원은 2023년 690만1000명에서 지난해 789만7000명으로 14.4% 늘었다. 신규 회원 증가율은 2.8%에 그쳐 순증 규모가 315만7000명에서 243만9000명으로 22.7% 줄었다. 선불충전 결제는 카드사를 거치지 않는 구조인 만큼 가맹점 수수료 기반 수익에도 직접적인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당장 간편결제가 카드를 완전히 대체하는 흐름은 아니다. 할부나 카드론, 리볼빙 같은 신용공여 기능은 법적 제약으로 간편결제가 가져오기 어려운 영역이다. 소액·빈번 결제는 페이가, 고액·신용 결제는 카드가 맡는 이원화 구조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플랫폼 기업들이 결제와 금융을 결합한 자체 생태계를 구축할 경우 카드사의 중개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결제 인프라가 도입되면 현재의 이원화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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