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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학개미의 해외 자금을 국내 증시로 끌어들이기 위해 도입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제도가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증권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5월 말이라는 100% 양도세 감면 골든타임을 앞두고 각사가 현금 쿠폰·수수료 우대·이색 이벤트를 쏟아내며 타사 자산 빼앗기에 나선 형국이다.
미래에셋 한달 만에 2600억…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돌아온 서학개미
4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제도 시행 첫날 8개 대형 증권사에서만 9000개 계좌가 개설됐다. 출발이 빨랐던 미래에셋증권은 4월26일 기준 RIA 누적 잔고(순입고+수익률)가 2600억원을 돌파했다. 시행 첫날 147억원으로 시작해 2주 만에 1000억원, 한 달이 채 되기 전 2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4월 26일에는 2600억원을 넘어섰다. 업계 전체 RIA 잔고 대비 미래에셋증권이 약 25%를 점유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주목할 대목은 단순 계좌 개설이 아닌 실질 자금 이동이 확인됐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해외주식 매도금액이 1200억원을 상회하며 제도 도입 취지인 해외 자금의 국내 환류가 실제 투자자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외주식 매도 후 재투자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코스피 강세 흐름과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KB증권은 4월 20일부터 6월 30일까지 '국내 주식 옮기고 거래하면 쿠폰' 시즌2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벤트 신청 고객 전원에게 국내주식 100만원 이상 매수 시 쓸 수 있는 1만원짜리 응원 쿠폰을 즉시 지급한다.
추가 혜택을 받으려면 이벤트 기간 내 타사에서 KB증권으로 국내주식 1000만원 이상을 순입고하고 해당 계좌에서 국내주식 1000만원 이상을 거래한 뒤 7월 31일까지 순입고 금액 이상 자산을 유지해야 한다. 기존 RIA 이벤트와 연계하면 타사 해외주식 입고 후 매도 시 회당 1만~7만원의 국내주식 매수 쿠폰을 최대 21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자산 연동을 4월 30일까지 완료한 고객에게는 별도의 시크릿 혜택도 문자로 안내된다.
KB증권 손희재 디지털사업그룹장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환경에서도 고객이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보상 체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증권사별 이벤트 경쟁 비교 살펴보니
각사의 이벤트가 제각각인 만큼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규모에 맞는 곳을 골라야 한다. 키움증권은 4000만원 이상 투자자에게 최대 15만원의 현금을 지급하고 5월 29일까지 생애 최초 계좌 개설 시 2만원 매수 쿠폰을 추가로 제공한다. 1000만~3000만원 구간에서는 하나증권이 유리하다. 해외주식 매도금액에 따라 최대 12만원의 국내주식 투자지원금을 현금성으로 주는 데다 추첨을 통해 2000명에게 최대 10만원 상당의 매수 쿠폰을 얹어준다.
고액 자산가라면 메리츠증권이 눈에 띈다. 5000만원 이상 입고 시 골드바 추첨 기회를 제공하는 이색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은 1000만원 입고 시 3만원을 지급한다. 토스증권은 현금 혜택보다 편의성에 집중했다. 고객의 기존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상 절세 혜택을 미리 보여주는 기능을 제공하고 6월 30일까지 국내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와 매도 후 환전 시 우대 환율을 적용한다.
RIA 양도세 감면율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구조다. 5월 31일까지 매도 시 100%, 7월 31일까지는 80%, 12월 31일까지는 50%가 적용된다. 혜택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들의 자금 이동이 4~5월에 집중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대상 자산은 2025년 12월 23일 이전 보유 해외주식(해외상장 ETF 포함)이며 1인당 매도금액 기준 최대 5000만원 한도 안에서 혜택이 적용된다.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RIA 계좌가 아닌 다른 계좌에서 해외주식형 상품을 순매수하면 그 금액에 비례해 RIA 세제 혜택이 줄어든다. 개인연금·IRP·ISA 계좌에서 매수한 해외주식형 ETF도 차감 대상에 포함된다. 또한 매도 원금을 1년 이내에 인출하면 감면받은 양도소득세 전액이 추징되므로 장기 투자 계획이 있는 자금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5월 말 100% 감면 마감이 가까워질수록 증권사들의 마케팅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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