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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테슬라·스페이스X, 오스틴에 ‘테라팹’ 승부수…‘머스크식 수직계열...

현재 테슬라를 포함한 주요 기술기업들은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더라도, 실제 생산은 삼성전자나 TSMC 같은 전문 파운드리 기업에 맡기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AI 산업 확산으로 첨단 반도체 수요가...

테슬라·스페이스X, 오스틴에 ‘테라팹’ 승부수…‘머스크식 수직계열...

차량·휴머노이드 로봇·AI 위성용 반도체 직접 생산 추진…투자 규모 200억달러 이상 전망

삼성·TSMC 의존 줄이고 공급망 통제 강화…완공까지 수년 걸릴 초대형 프로젝트

스페이스X 참여 공식화, 공장 2개동 운영 구상까지 공개…실행력은 여전히 과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가 전기차와 우주산업을 넘어 반도체까지 직접 만들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테라팹'을 건설해 차량·로봇·AI 위성용 칩을 자체 조달할 계획이다. 공급망을 외부에 맡기지 않겠다는 머스크식 제조 전략이 한층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새 반도체 시설의 명칭을 '테라팹(Terafab)'으로 제시했다. 이 시설에서는 테슬라 차량용 반도체는 물론, 회사가 차세대 성장축으로 내세우는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용 칩이 생산될 예정이다. 여기에 스페이스X가 향후 대규모로 배치하려는 AI 연산 기능 탑재 위성에 들어갈 우주환경 특화 칩 생산도 포함된다.

머스크는 "테라팹을 짓지 않으면 필요한 칩을 확보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이번 투자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부품 조달 차원을 넘어, AI 연산 능력과 자율주행, 로봇, 위성통신 인프라를 자체 반도체 역량으로 묶겠다는 장기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기존 외부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는 데 있다. 현재 테슬라를 포함한 주요 기술기업들은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더라도, 실제 생산은 삼성전자나 TSMC 같은 전문 파운드리 기업에 맡기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AI 산업 확산으로 첨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병목 우려가 커졌고, 머스크는 외부 업체의 증설 속도가 자신의 사업 확장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테슬라는 앞서 삼성전자와 대규모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외부 파운드리와 협력을 이어왔다. 다만 차량용 AI 칩, 로봇용 칩, 데이터센터 및 위성용 칩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는 상황에서, 핵심 반도체를 장기적으로 안정 확보하려면 자체 생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라팹은 단순 조립 공장이 아니라, 반도체 생산의 핵심으로 꼽히는 리소그래피 공정 장비와 설계, 테스트, 생산 설비를 모두 포함하는 종합 제조 거점으로 구상되고 있다. 머스크는 현장 내 피드백 루프를 구축해 설계 수정과 생산 개선을 빠르게 반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생산 속도를 극대화해 일부 공정을 생략·단순화하거나 더 빠르게 개선하는 방식까지 시험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대와 함께 회의론도 적지 않다. 반도체 팹은 건설비가 막대할 뿐 아니라, 완공과 양산 안정화까지 수년이 걸리는 대표적 장치산업이다. 특히 최첨단 공정은 높은 기술 난도와 숙련 인력, 장비 조달 능력을 동시에 요구한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 프로젝트에 수년에 걸쳐 200억달러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실제로 어느 방식의 합작 구조를 취할지, 자금 조달과 운영체계를 어떻게 설계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이번 발표는 의미가 작지 않다.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로봇·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고, 스페이스X 역시 차세대 위성 네트워크를 AI 인프라로 확장하려는 상황에서, 반도체 내재화는 두 회사의 공통 전략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로봇, 우주통신이라는 서로 다른 사업군이 결국 '칩'이라는 공통 기반 위에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 계획은 머스크 제국 전반의 구조 개편 신호로도 읽힌다.

결국 테라팹 프로젝트의 성패는 머스크가 말한 비전을 얼마나 빠르게 실행 가능한 제조 체계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 공급망 통제력 강화와 기술 내재화라는 전략적 명분은 분명하지만, 천문학적 투자비와 생산 안정화, 고객사 없는 자체 수요 기반 팹의 경제성 확보는 넘어야 할 현실적 과제다. 시장은 머스크가 다시 한번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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