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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터보퀀트 쇼크…메모리 반도체엔 오히려 호재?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밀렸고, 미국 메모리 관련 종목들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AI 메모리 부족을 완화하는 기술이 등장하면 서버 한 대당 필요한 메모리 용량이 줄고, 결국 HBM과 D램 수요...

터보퀀트 쇼크…메모리 반도체엔 오히려 호재?

[구글 로고]

[MS투데이] 구글이 공개한 인공지능 메모리 압축 기술 ‘터보퀀트(TurboQuant)’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흔들고 있다. 메모리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발표가 나오자 투자자들은 곧바로 “AI 시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반영했고, 한국과 미국의 주요 메모리 종목도 급락했다. 하지만 31일 업계와 증권가 평가를 종합하면 이번 기술은 단기 충격을 줄 수는 있어도 세계 메모리 수요의 흐름 자체를 뒤집을 정도의 게임체인저로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기술의 의미는 분명 크지만, 시장이 먼저 공포를 가격에 반영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 시장은 ‘메모리 절감’에 먼저 반응했다

터보퀀트는 거대언어모델 추론 과정에서 필요한 키-값 캐시(KV 캐시)를 효율적으로 압축하는 기술이다. 구글 측은 이 기술이 KV 메모리 크기를 최소 6배 줄이고, 별도 재학습 없이도 낮은 비트 수준으로 압축하면서 정확도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환경에서는 연산 속도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발표 직후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밀렸고, 미국 메모리 관련 종목들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AI 메모리 부족을 완화하는 기술이 등장하면 서버 한 대당 필요한 메모리 용량이 줄고, 결국 HBM과 D램 수요 증가세도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한꺼번에 반영된 것이다. 최근 AI 투자 열풍 속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가장 강한 수혜 업종으로 꼽혀온 만큼, “덜 써도 된다”는 메시지 자체가 시장에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업계는 주가 반응과 실제 산업 영향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말한다. 터보퀀트는 아직 초기 기술 단계에 가깝고, 실제 대규모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폭넓게 상용화되기까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모든 빅테크 기업이 동일한 압축 방식을 곧바로 도입할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이번 충격은 메모리 산업의 구조 변화가 확정됐다기보다, AI 인프라 효율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편이 더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 HBM 대체보다 ‘AI 확산 가속’ 가능성 더 크다

전문가들이 특히 선을 긋는 부분은 HBM 수요 훼손 가능성이다. HBM은 초고속 데이터 처리와 대역폭 확보가 핵심인 제품이라, 단순 압축 기술만으로 당장 대체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터보퀀트가 일부 메모리 부담을 낮춰주는 보완 기술일 수는 있어도, AI 서버 증설과 고성능 반도체 투자라는 큰 흐름까지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뜻이다.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반대 효과도 가능하다. 메모리 병목이 완화되면 AI 서비스 운영 비용이 낮아지고, 더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를 도입하게 되면서 전체 연산량과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효율 향상이 사용량 확대를 부르는 ‘효율의 역설’이 반도체 시장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터보퀀트는 메모리 산업의 종말 신호라기보다 AI 인프라가 더 정교하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를 흔들 수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 “메모리를 덜 쓰게 만드는 기술”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요 둔화를 단정하는 것은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3월 31일 현재 시장이 주목해야 할 대목은 기술 하나가 메모리 대세를 무너뜨리느냐가 아니라, 이런 효율화 기술이 AI 확산 속도를 더 끌어올려 결과적으로 반도체 시장의 파이를 더 키울 수 있느냐다. 시장이 놀란 것은 사실이지만, 업계 다수의 판단은 여전히 “충격은 단기적, 수요 흐름은 견조” 쪽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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