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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탁월함의 시작은 '덜어내기'다

"24시간 가장 가까이하는 물건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떠올릴 것이다. 아침에 눈뜨면 시간을 보고, 밤새 온 카톡과 문자를 확인한다. 출근길에는 날씨를 검색하고, 일하는 동안에도 스마트폰은 늘 모니터와 키보드 옆에 놓여 있다.

탁월함의 시작은 '덜어내기'다

윤형진 동구 노동자지원센터 생애설계상담실장

"24시간 가장 가까이하는 물건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떠올릴 것이다. 아침에 눈뜨면 시간을 보고, 밤새 온 카톡과 문자를 확인한다. 출근길에는 날씨를 검색하고, 일하는 동안에도 스마트폰은 늘 모니터와 키보드 옆에 놓여 있다. 심지어 잠자리에 들 때도 손이 닿는 가장 가까운 곳에 둔다. 그런데 이토록 중요한 스마트폰도 배터리가 방전되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뛰어난 성능과 기능을 갖추고 있어도 전원이 꺼지면 그저 빈 깡통에 불과하다.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사람에게도 배터리가 있다. 직장 일, 집안 일, 배움, 만남, 운동, 취미 등 하루 24시간은 빈틈없이 채워진다. 바쁘게 사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결과도 좋아야 한다. 일도 잘해야 하고, 인간관계도 좋아야 하며, 건강관리와 자기계발도 멈추지 않아야 한다.

문제는 우리의 에너지가 무한하지 않다는 점이다. 한정된 에너지로 너무 많은 일을 감당하려다 보면 몸과 마음에 이상 신호가 온다. 그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번아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식사, 휴식, 수면처럼 에너지가 떨어질 때마다 충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충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식사량을 갑자기 늘린다고 그만큼 에너지 총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식은 몸에 부담을 주고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들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지금의 생활에너지를 어떻게 배분하느냐다. 이를 위해 하루의 일과를 세 가지로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거절하기, 중간만 하기, 탁월하게 하기. 첫 번째 '거절하기'다. 거절하기는 다른 사람의 부탁이나 내가 스스로 선택한 과제 중에서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따져 선별적으로 거절하거나 제거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붙잡고 있는 일들은 저마다 이유가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일을 같은 무게로 붙잡고 있으면 결국 정말 중요한 일을 놓치게 된다. 거절하기에는 단순히 하지 않은 것만 포함되지 않는다. 사람에게 넘기는 것, 즉 위임하기도 거절하기의 한 방식이다. 모든 일을 내가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은 책임감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교만일 수도 있다. 동료나 부하직원, 때로는 상사에게 일을 나눌 수도 있다. 최근에는 AI 같은 기술을 활용해 일을 덜 수도 있다. 위임은 일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에너지를 절약하면서도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전략이다. 적절하게 일을 나누고 맡기는 것이야말로 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이다.

두 번째는 '중간만 하기'다. 세 가지 중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거절하기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오히려 중간만 하기가 더 어렵게 여겨진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간에 포기하면 안 된다" "1등이 최고야"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 그래서 중간만 한다는 말은 게으르거나 불성실한 태도처럼 느껴지기 쉽다. 또 무엇을 중간만 해도 되는지 구별하는 것도 어렵다. 중간만 하는 것과 하다 마는 것은 다르다. 하다 마는 것은 책임을 포기하는 것이지만, 중간만 하기는 목적과 우선순위에 맞게 에너지를 조절하는 것이다.

운동선수의 경기 운영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는 400m에서 금메달, 200m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중장거리인 1,500m에서는 예선탈락에 그쳤다. 모든 종목에 같은 에너지를 쏟은 것이 아니라, 중요한 종목에 맞춰 몸 상태와 경기력을 조절했던 것이고 그것이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라는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낸 셈이다. 우리 일상도 마찬가지다. 모든 보고서를 최고 수준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어떤 보고서는 핵심만 정확하면 충분하다. 모든 모임에 끝까지 참석할 필요도 없다. 어떤 만남은 인사만 나눠도 충분하다. 집안일도 매번 완벽할 필요는 없다. 오늘은 눈에 보이는 곳만 정리해도 괜찮다. 중간만 하기는 대충하거나 중간에 멈추자는 말이 아니다. 모든 일에 100%를 쏟다가 정작 중요한 일에서 지쳐버리지 않기 위한 생활기술이다. 어떤 일은 70점이면 충분하고, 어떤 일은 완벽보다 지속이 더 중요하다.

세 번째는 '탁월하게 하기'다. 거절할 것은 거절하고, 중간만 해도 되는 일은 중간만 했다면, 이제 남은 에너지로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 이것이 탁월하게 하기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설에 의하면 인간의 가장 높은 차원의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다. 자아실현은 거창한 성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발견하고, 그 일에서 성장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해 가는 과정이다. 다시 말하면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에 탁월해지는 것이다.

탁월하게 하기는 단순히 남보다 앞서기 위한 경쟁이 아니다. 내 삶에서 정말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고, 그곳에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가족과의 관계가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직업적 성취가 될 수 있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배움, 봉사, 건강, 창작, 공동체 활동이 될 수도 있다. 탁월함은 더 많이 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탁월함은 덜어내고, 조절하고, 집중하는 데서 시작된다. 윤형진 울산 동구노동자지원센터 생애설계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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