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 타임월드점 전경. 동양일보 DB
한화가 대전의 핵심 사업에서 잇따라 철수 수순에 들어가면서 지역사회에서 ‘대전 엑소더스’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여년간 대전의 대표 백화점으로 자리 잡은 갤러리아 타임월드 매각이 추진되는 데 이어 1조6000억원 규모의 대전역세권 개발사업도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중단 기로에 놓였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서는 특별감독 결과 473건의 법 위반이 적발됐다.
2일 유통·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의 100%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최근 노동조합에 타임월드점 양도 관련 논의를 시작한다는 공문을 보내고 직원 설명회를 열었다. 매각 대상과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동양백화점으로 문을 연 타임월드는 2000년 한화에 인수된 뒤 명품 브랜드를 앞세워 대전·충청권 대표 백화점으로 성장했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매각 반대 집회를 열고 고용안정 협약과 매각위로금 지급 등을 요구했다.
대전역세권 복합2-1구역 개발사업도 사실상 중단 위기에 놓였다. 한화컨소시엄은 대전역 동광장 일대 2만8000㎡에 지하 6층·지상 72층 주거타워를 비롯해 주거·업무·상업·문화시설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 2월 예정됐던 착공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화 측은 토지대금 859억원 가운데 잔금 9억원을 내지 않은 채 납부 기한을 6차례 연장했다. 대전시가 사업 추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화 측은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9000억원 수준이던 총사업비도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 등으로 최대 1조6000억원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는 이달중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거쳐 사업 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사업이 무산되면 대전시의 원도심 활성화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대전시는 복합2-1구역에 이전 공공기관 업무공간 2만㎡를 확보하고 원도심 활성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지난 6월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정문. 동양일보 DB
안전 문제도 겹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특별감독에서는 473건의 법 위반이 적발됐고, 이 가운데 189건은 사법 처리 대상이었다. 안전보건규칙 위반 184건, 폭발·화재 관련 위반도 46건에 달했다. 고용노동부는 생산량과 신규 채용이 늘었지만 안전보건관리 인력이 충분히 충원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매각과 사업 철수는 경영 판단의 영역이다. 그러나 타임월드 매각과 역세권 개발 중단이 현실화할 경우 고용과 협력업체, 지역 유통·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경실련 관계자는 “한화가 대전에서 20여년간 사업을 통해 성장해온 만큼 사업 철수 과정에서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고용과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도 “대규모 사업 중단은 협력업체와 고용,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사업 정리 과정에서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향후 투자·사업 계획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래수 기자 raesu197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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