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미니(MINI)에게 가족은 없었다. 적어도 내 머릿속에서는 그랬다. 브랜드 이름부터 '작다'는 인상이 강했다. 귀엽고 개성 있는 차라는 이미지는 뚜렷했지만, 가족이 함께 타는 SUV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그런데 더 뉴 올-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을 실제로 마주하자 그 생각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취향 만족시키는 외형과 패밀리카다운 공간감
제원부터 살펴보면 전장 4445mm, 전폭 1845mm, 전고 1635mm, 축거 2690mm다. 국내 소형 SUV의 대표 모델인 셀토스와 비교하면 전장과 전폭은 각각 15mm씩 더 길고 넓다. 축거는 2690mm로 동일하다. 실내 공간을 가늠하는 축거만 놓고 보면 같은 체급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외관은 브랜드 특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한층 단단해졌다. 팔각형 그릴, 커진 휠 아치, 높은 보닛, 수직에 가까운 전면부가 어우러지며 귀여운 소형차보다 다부진 SUV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최상위 트림인 SE ALL4 JCW에는 JCW 전용 프론트 그릴과 검은색 로고, 칠리 레드 루프, 19인치 JCW 블랙 경량 알로이 휠이 적용된다. 취향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이 차를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요소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숫자만으로 패밀리카를 말할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실제 공간감이다. 컨트리맨의 실내는 미니라는 이름에서 떠올리는 답답함과 거리가 있다.
앞좌석은 높은 아이포인트에서 오는 SUV다운 시야가 확보되고, 2열 역시 성인이 앉기에 크게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차체가 커진 만큼 기존 미니 특유의 '작고 경쾌한 차'라는 인상은 옅어졌지만, 그 대신 가족용 SUV로 쓸 수 있는 현실적인 공간을 얻었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시선 사로잡는 원형 OLED 디스플레이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직경 240mm 원형 OLED 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해 만든 이 화면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계기판, 내비게이션, 공조 제어, 주행 모드 정보가 하나의 원형 화면 안에 통합돼 있다. 일반적인 전기차의 대형 가로형 디스플레이와 달리, 클래식 미니에서 중앙에 놓였던 원형 계기판을 디지털 방식으로 다시 해석한 장치에 가깝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주행 모드에 따라 화면 그래픽과 실내 조명, 주행 감각이 함께 달라지는 점은 다른 전기 SUV에서 보기 어려운 구성이다. 특히 고카트 모드에서는 가속 반응과 스티어링 감각이 조금 더 선명해지고, 화면 구성도 한층 역동적으로 바뀐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다만 모든 기능이 중앙 화면에 집중된 만큼, 운전 중 세부 메뉴를 조작할 때는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원형 화면의 가장자리 터치 영역은 일반적인 사각형 디스플레이보다 직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단단하면서 날카로운 주행감
주행 성능은 전기차답게 경쾌하다. SE ALL4 JCW는 전기모터 2개를 탑재한 사륜구동 모델로 최고출력 313마력, 최대토크 50.4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5.6초다. 수치만 보면 이전 세대 내연기관 고성능 버전인 MINI JCW 컨트리맨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실제 주행 감각은 단순히 '빠르다'기보다 '가볍게 반응한다'에 가깝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체가 지체 없이 앞으로 나간다. 도심 주행이나 차선 변경, 짧은 추월 상황에서는 출력의 여유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차체가 커지고 배터리 무게가 더해진 전기 SUV지만, 반응 자체는 둔하지 않다. 미니가 강조해온 고카트 필링이 과거처럼 날카로운 해치백 감각으로 남아 있다기보다는, SUV에 맞게 한층 안정적으로 다듬어진 느낌이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다. 노면 정보를 완전히 지우는 타입은 아니다. 다만 충격을 날카롭게 전달하기보다는 일정 수준에서 걸러낸다. 기존 MINI에서 기대하던 단단함은 남아 있지만, 가족이 함께 타는 SUV로 쓰기 어려울 정도의 불편함은 아니다. 단단하되 관대한 쪽에 가까운 세팅이다.
정숙성은 전기차답게 도심에서는 만족스럽다. 저속 주행에서는 모터 소음이 거의 두드러지지 않고, 실내도 비교적 차분하다. 다만 고속 영역으로 올라가면 노면 소음과 풍절음이 조금씩 들어온다. 작은 SUV 체급의 한계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완전한 고급 전기 SUV의 정숙성을 기대하기보다는, 개성 강한 소형 프리미엄 SUV의 범주에서 보는 편이 맞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뻔하지 않은 SUV 찾는다면
배터리는 전 트림 66.5kWh 단일 구성이다.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E 트림 349km, SE ALL4 326km다. 급속충전은 10%에서 80%까지 약 29분이 걸린다. 장거리 전기차로 보기에는 넉넉한 수치는 아니다. 같은 가격대에서 더 긴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국산 전기 SUV를 떠올리면 아쉬움이 남는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가격도 분명한 허들이다. E 클래식은 5670만 원, SE ALL4 JCW는 6610만 원이다. 국산 소형 SUV는 물론, 일부 국산 전기 SUV와 비교해도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합리성만 놓고 보면 쉽게 추천하기 어렵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그럼에도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의 매력은 분명하다. 이 차는 가장 넓은 전기 SUV도, 가장 멀리 가는 전기 SUV도 아니다. 대신 미니라는 브랜드가 가진 개성, 원형 OLED가 만드는 독특한 실내 경험,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 셀토스급으로 커진 차체를 하나로 묶었다.
결국 이 차는 '가성비 좋은 패밀리카'가 아니라 '취향이 분명한 패밀리카'에 가깝다. 미니가 작다는 선입견은 이제 맞지 않는다. 다만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말도 아직은 조심스럽다. 이 차의 설득력은 가격표가 아니라, 뻔한 SUV를 거부하는 취향에서 나온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진=테크M
시승 지원=무브브로 콘텐츠팀
정리 및 사진=남도영 기자
자동차는 단순한 '탈 것'을 넘어 새로운 삶의 공간이자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가 연결된 '스마트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테크M은 모빌리티 전문 홍보 에이전시 '무브브로'와 함께 다양한 차량을 체험하는 [타봤다] 시승기를 연재합니다. 주행 성능이나 제원 비교에 그치지 않고 각 차량이 제시하는 새로운 이동 방식과 라이프스타일 방향성까지 함께 조명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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