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농협경제지주 MOU…사업 위치 ‘고령군 일원’ 명시
407명 일자리·축산농가 판로 걸려…이전 부지는 아직 미정
▲ 정광호 고령부군수와 정희용 국회의원, 안병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왼쪽부터)이 14일 고령군청 대가야홀에서 열린 고령축산물공판장 신축·이전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고령군
33년간 고령에 자리 잡아온 축산물공판장을 지키기 위해 고령군이 본격적으로 나섰다.
하루 평균 소 350두와 돼지 700두를 처리하고 407명이 일하는 고령축산물공판장은 경북 유일의 농협 거점도축장이다. 시설 노후화로 신축·이전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경남과 경북 다른 지역에서 유치 움직임까지 나타나면서 공판장 이전 문제가 시설 현대화를 넘어 일자리와 지역경제 문제로 번졌다.
고령군과 농협경제지주는 지난 14일 고령군청 대가야홀에서 고령축산물공판장의 고령군 지역 내 신축·이전을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서에는 사업 위치를 ‘경상북도 고령군 일원’으로 명시했다.
1993년 준공된 고령축산물공판장은 총면적 3만153㎡, 연면적 2만7924㎡ 규모다. 하루 최대 소 400두와 돼지 1200두를 처리할 수 있으며 농협 직원 90명과 유관기관·협력업체 직원 317명 등 모두 407명이 근무하고 있다.
고령뿐 아니라 성주·칠곡, 대구 달성, 경남 합천 등 인접 지역 축산농가들도 이곳을 이용한다. 고령축산물공판장을 비롯한 전국 4개 농협 공판장은 전국 도축물량의 약 35%를 처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고령축산물공판장은 경북 유일의 농협 거점도축장으로 지역 축산농가의 주요 판로이자 대구경북권 축산물 유통의 한 축을 맡고 있다.
고령군이 공판장 존치에 적극 나선 데는 타 지역의 유치 움직임이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군이 지난해 착수한 연구용역에는 경남과 경북 다른 지역에서 공판장 유치 시도가 있었으며, 이에 대응해 고령군 지역 내 존치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용역을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판장이 고령을 떠날 경우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다. 군 내부 검토자료는 타 지역 이전 시 근로자 이동에 따른 인구 유출과 경기침체 등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공판장 주변 상권 침체와 축산 관련 업체의 피해 가능성도 제기했다.
신축·이전 필요성이 커진 또 다른 이유는 시설 노후화다.
현재 공판장은 중유보일러 등 열관리 시설이 낡았고 전기용량 부족과 설비 노후화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성수기에는 폐수처리 능력이 한계에 이르고 낮은 레일 천고로 대형 소 도축에도 제약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좁은 작업공간도 자동화설비 등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고령군은 지난해 연구용역에 착수한 뒤 농협 측과 실무협의를 이어왔다. 올해 포크빌과 나주 공판장 등 현대화 시설을 둘러보고 경상북도 관련 부서와 협의를 거쳐 이번 MOU 체결까지 이끌어냈다.
새 공판장에는 도축·경매·가공·보관시설 현대화와 함께 AI 기반 품질판정, 디지털 경매, 스마트 냉장·물류 시스템 등의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고령군은 인허가와 기반시설 확충 등을 지원하고 농협경제지주는 사업비 투자와 시설 건립·운영을 맡는다.
▲ 14일 고령군청 대가야홀에서 열린 고령축산물공판장 신축·이전을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식에서 정희용 국회의원과 고령군, 농협경제지주, 지역 농·축산업계 관계자들이 협약 체결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령군
안병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이사는 “이번 신축 이전은 단순한 시설 현대화를 넘어 대한민국 축산 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역사적인 도약이 될 것”이라며 “지자체와 농협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축산농가에는 더 큰 혜택을,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축산물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광호 고령부군수는 이번 협약과 관련해 “농협 고령축산물공판장 이전은 우리 군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현안”이라며 “성공적인 사업 완수를 위해 군 차원의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희용 국회의원은 “고령축산물공판장은 지역 축산농가의 중요한 판로이자 대구경북권 축산물 유통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공판장이 새롭게 거듭나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공판장이 잘 지어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협약식에는 정희용 국회의원, 나영완 고령군의회 의장, 노성환 경북도의원, 김상남 고령군의회 부의장, 성원환·이철호·손형순·김진수·김광호 고령군의원, 정광호 고령부군수, 김주원 농협경북지역본부장, 김영덕 고령성주축협 조합장, 이상용 대구경북양돈농협 조합장, 최성문 대구축협 조합장, 김용욱 합천축협 조합장, 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 윤우식 고령군축산단체협의회장, 진일환 고령군한우협회장 등 지역 정치권과 농·축산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편 이번 협약으로 고령축산물공판장의 고령군 지역 내 신축을 위한 협력 틀은 마련됐지만 이전 부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농협 측이 후보지를 제안하면 부지 선정과 인허가, 기반시설 확보, 주민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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