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평균 주식 매수액 비중이 코스피시장 매수액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과반을 차지하는 두 종목에 증시 자금까지 집중되면서 이들의 주가 향방에 따라 증시도 오르내리는 ‘변동성 장세’가 한층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 이날까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일평균 매수액은 22조 997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일평균 코스피 매수액 50조 410억 원의 45.6%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스피 대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일평균 매수액 비중은 지난달 42.1%보다 3.5%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시장 참여자 기준 매수액은 매도액과 동일하며 거래 대금은 두 값을 더한 수치다.
일별로 보면 이달 14거래일 중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수액 비중이 50%를 넘는 날도 5거래일에 달했다. 특히 이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수액 비중이 53.6%로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일평균 매수액 비중은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20.5%였다. 해당 비중은 같은 해 5월 14.7%까지 낮아졌지만 6월(14.8%)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수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1년 만에 3.03배 늘어난 셈이다.
수치는 지난해 11월(31.2%) 처음으로 30% 선을 돌파한 뒤 20~30%대를 유지하다 지난달 40%대로 급증했다.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43.8%, 81.4% 오르며 코스피가 7000선과 8000선을 빠르게 돌파하자 두 종목에 대한 매수심리가 극대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매수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이달 들어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머지 종목의 매수세를 흡수하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종목의 일평균 매수액은 이달 27조 1920억 원으로 지난달(29조 640억 원)보다 6.4% 감소했다. 이달 일평균 코스피 매수액이 지난해 1월(9조 6180억 원) 대비 5.1배나 불어났음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종목 투자자들은 자금 흐름의 온기를 체감하기 어려워졌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후 두 종목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더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개인투자자의 상장지수펀드(ETF) 매매가 반영되는 금융투자 기관의 이달 코스피 대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일평균 매수액 비중은 56.7%였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직전까지 집계한 지난달 일평균 매수액 비중(52.5%)에서 4.2%포인트 오른 수치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됐던 지난달 27일에는 매수액 비중이 73%를 차지했으며 전날에도 73.8%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5년 1월 2일부터 2026년 6월 18일까지 금융투자 기관의 코스피 매수액 대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수액 비중 분포도. 서울경제신문
시장의 수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보니 시장도 두 종목의 주가 흐름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특히 두 종목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54.6%를 차지하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등락할 경우 시장 변동성도 커지게 된다.
이날 시장 상황이 대표적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8% 오른 9288.89로 출발해 장중 9385.59를 돌파하며 최고점을 경신했다. SK하이닉스가 장중 한때 사상 최고가인 289만 1000원(7.61%)까지 오르며 시가총액 2000조 원을 돌파하고 삼성전자도 37만 4500원(3.31%)까지 올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두 대형 반도체 종목의 상승세가 지수를 견인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2.34% 하락 마감하고 SK하이닉스도 상승 폭을 2.94%로 줄이면서 지수는 최종 0.13% 내린 9052.42에 마감했다. 지수는 장중 8831.72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날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553.87포인트에 달했다.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총합은 장중 사상 처음으로 8160조 956억 원을 돌파했다가 상승분 반납 영향으로 종가 기준 7945조 950억 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실적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여전히 힘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 하락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쏠림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독주와 소수 업종으로의 극단적인 쏠림 현상이 이날 시장이 밀린 근본 배경”이라며 “그 여파로 코스피는 물론 코스닥시장 전반에 걸쳐 코스피 대장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다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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