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만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치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기업 규제 완화, 글로벌 유동성 흐름이 맞물리며 증시는 빠르게 상승했다. AI 슈퍼사이클을 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치솟은 결과다. 대한민국 경제의 체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다.
그러나 숫자의 상승이 곧 국민 삶의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주식시장 호황은 자산을 보유한 계층에 집중된다. 투자 여력이 없는 청년층과 서민에게 코스피 1만은 체감되지 않는 '남의 이야기'에 가깝다. 실제로 가계부채 부담과 고물가 상황 속에서 상당수 국민은 투자보다 생계 유지에 급급한 현실이다. 자산 가격 상승이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증시 내부에서도 격차는 뚜렷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상장 2875개 종목 가운데 올해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1763개로, 신고가 종목(1508개)보다 오히려 많았다. 지수는 올랐지만 대다수 종목은 바닥을 기었다는 뜻이다.
불평등 구조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소득보다 자산이 한국 사회 불평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떠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의 불평등 기여도는 40%까지 확대됐으며, Z세대의 경우 불평등 원인의 절반 이상이 자산 격차인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격차다. 자산을 가진 사람은 더 빠르게 부를 축적하고, 그렇지 못한 계층은 출발선에서부터 뒤처진다. 금융시장 성장과 실물경제 체감 사이의 괴리는 결국 사회적 불안을 키운다. 이는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정치와 사회 안정의 문제로 이어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강조하는 '포용적 성장'과 사회안전망 강화는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청년 자산 형성 지원, 금융 접근성 확대, 기본소득형 정책 논의 등은 시장의 성과를 보다 넓게 분배하려는 시도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여야를 막론하고 자산 격차 완화와 사회적 보호 장치 마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증시 상승이라는 '성과'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그 이익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코스피 1만 시대의 진정한 의미는 숫자가 아니라, 그 과실을 얼마나 많은 국민이 공유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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