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효율화가 만든 흑자 전환
인포그래픽. (자료=컬리 제공)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가 1분기 영업이익 242억 원을 거두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배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28.4% 증가한 7457억 원, 거래액은 29% 증가한 1조 891억 원으로 업계 평균 성장률의 3배를 웃돌았다.
컬리는 네이버에 330억 원 규모의 신주를 배정하며 기업가치 2.8조 원을 인정받았다. 네이버 지분율은 6.2%로 확대된다. 지난해 4월 전략적 제휴를 맺고 9월 컬리N마트를 론칭한 뒤 7개월 만이다. 거래액은 런칭 대비 9배 증가하며 실적 견인 축으로 자리 잡았다.
컬리의 주력인 식품 카테고리는 전년 동기 대비 27.8% 성장했다. 뷰티컬리는 명품 뷰티와 인디 브랜드의 약진으로 20.2% 늘었다. 두 카테고리 모두 산업 평균 성장률을 웃돈다.
여기에 판매자 배송과 풀필먼트 사업이 52.6% 급증하며 구조적 변화를 이끌었다. 컬리는 더 이상 자체 상품 판매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3P 사업 비중 확대는 단순한 매출 증가가 아니라 수익 구조 자체를 바꾸는 선택이다. 패션과 리빙에서 차별화 전략이 먹혔고, 물류 서비스 경쟁력이 판매자를 끌어들였다.
네이버와의 협업으로 론칭한 컬리N마트는 3월 거래액 기준 지난해 9월 대비 9배 성장했다. 단순한 입점이 아니라 네이버 트래픽을 컬리 물류 인프라로 전환하는 구조다. 네이버는 유통을 갖고, 컬리는 트래픽을 얻는다. 서로 채우지 못한 영역을 맞바꾼 파트너십이 수치로 증명됐다.
또한, 2월 론칭한 자정 샛별배송이 물류 효율을 끌어올렸다. 오후 3시 전 주문을 자정까지 배송하는 구조는 기존 새벽 배송보다 처리 시간을 넓혔다. 김포·평택·창원 물류센터의 운영 고도화와 맞물리면서 배송 효율은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매출총이익률은 33.1%로 전년 동기 대비 0.8%포인트 개선됐다. 파트너사와의 협상력이 강화됐고, 3P 비중 확대가 마진을 끌어올렸다. 판관비율도 2.2%포인트 줄었다. 비용 구조를 쥐어짜는 단계에서 물류 효율을 시스템으로 안착시키는 단계로 넘어갔다.
다만 경쟁 구도는 여전히 팽팽하다. 쿠팡은 이미 로켓배송 기반의 물류 네트워크를 완성했고, 네이버는 컬리와의 제휴로 새벽배송 약점을 보완했다. SSG닷컴은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자산을 활용한다. 컬리가 기업공개(IPO)까지 가려면 지금의 이익이 '일회성'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구조'임을 증명해야 한다.
컬리는 IPO 로드맵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증자로 기업가치 2.8조 원을 인정받았지만, IPO 시장은 실적 연속성을 본다. 1분기 영업이익 242억 원이 연간 1000억 원 수준으로 안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넷뉴스 임효정 기자(im@enetnews.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