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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커피의 눈물’ 콜드브루, 그 기다림의 미학 [전원생활 I 오늘의 커피]

카페 매장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 드립백, 콜드브루 원액을 판매하고 있다. 콜드브루는 75㎖, 500㎖ 두 가지 용량으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마음의 여유가 필요할 때, 오랜 시간이 쌓여...

이 기사는 전원의 꿈 일구는 생활정보지 월간‘전원생활’3월호 기사입니다.‘커피의 눈물’. 추출하는 과정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눈물 같다며 붙여진 콜드브루의 별명이다. 콜드브루는 8시간에서 길게는 24시간 동안 천천히 만들어진다. 긴 시간 끝에 완성되면 단맛과 부드러운 풍미가 담긴다. 맛 좋은 콜드브루를 만나기 위해 전남 담양 ‘센티드커피로스터스’를 찾았다.숙성되는 와인처럼,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전남 담양공용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 평화로운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예스럽고 정감 있는 건물을 지나 담양군 담양읍 백동리에 들어선다. 곧 세련된 분위기의 카페, ‘센티드커피로스터스’가 보인다. 블랙과 실버 톤으로 꾸며진 내부는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내부의 조도는 낮은 편이지만, 곳곳에 조명이 배치돼 커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벽면에 걸린 포스터 등 미술작품은 마치 갤러리에 들어선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전남 담양 ‘센티드커피로스터스’에 설치된 콜드브루 커피 추출기.감각적인 것들로 둘러싸인 이 공간에서 특히 시선을 사로잡는 건 콜드브루(Cold-brew) 추출 기구다. 과학 실험실에서 볼 법한 기구들이 카페에 놓인 모습이 이색적이다.“많은 분이 콜드브루 추출 기구를 사진 찍어 가세요. 커피가 내려지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시기도 하고요.”김도영 대표(37)가 기구를 가리키며 말했다.시간이 빚은 맛과 풍미김 대표가 커피의 매력에 빠지게 된 건 11년 전이다. 대학교 4학년 때, 고향인 광주광역시에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처음에는 호기심이었지만, 커피를 접할수록 점점 흥미가 커졌다.테이블 앞에 서서 미소 짓는 김도영 대표.대학교 졸업 후에는 더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직영점에서 근무하며 커피 추출 기술은 물론 매장 운영과 관리 방법을 배웠다. 일반 사원에서 부매니저 자리까지 오르며 현장 경험을 두루 쌓았다. 이후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여러 카페와 로스팅 회사에서 일하며 관련 지식을 넓혔다. 그리고 결심했다.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커피를 만들겠다고. 그렇게 광주광역시에 작은 로스팅 작업실을 열었다.원두를 볶고 콜드브루를 제조해 업체에 납품하는 일을 반복했다. 사람들과 더 가까이서 커피의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2020년 가을에는 카페 센티드커피로스터스를 열었다.“올해로 6년째 운영하고 있어요.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고, 작업실에서 원두를 볶고 콜드브루를 추출해요.”그는 에스프레소 커피와 핸드드립, 콜드브루를 제조하고 있다. 그중 콜드브루는 1분 내로 추출되는 에스프레소와 달리 제조되는 데 몇 시간이 걸리지만, 긴 시간을 감내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시작했다. 추출했을 때 풍미가 부드럽고 맛이 깔끔하며, 보관과 활용이 용이하다는 것도 콜드브루의 매력이다. 원액 상태의 커피를 언제 어디서든 빠르고 간편하게 물이나 우유에 타 마시며 고품질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센티드커피로스터스’ 매장.“콜드브루에는 일반 블렌드 원두(과테말라·콜롬비아·인도), 디카페인 에스프레소 원두(브라질·콜롬비아)를 주로 활용해요. 원두는 로스팅 후 가스를 제거하는 과정을 거쳐요. 로스팅 과정에서 발생한 가스를 충분히 배출하지 않으면 커피가 고르게 추출되지 않을 수 있거든요. 가스 배출이 끝난 원두는 그라인더로 분쇄해요. 그럼 본격적으로 커피를 내릴 시간이죠.”추출 기구 10대를 운영하는 김 대표는 기구 하나당 약 2ℓ의 커피를 내린다. 이때 물 2.7ℓ, 원두 400g을 쓴다. 콜드브루 추출 방식은 커피와 물을 한곳에 섞어둔 채로 하루 정도 침출해 만드는 ‘침출식’, 물을 한 방울씩 원두에 떨어뜨려 커피를 추출하는 ‘더치식’으로 나뉜다. 그중 그는 더치식을 선택했다.“먼저 여과기 바닥에는 융 필터를 깔아요. 융 필터는 원두가 막히지 않고 추출돼서 선호해요. 분쇄된 원두를 고루 섞은 뒤, 융 필터 위에 담고 윗면을 평평하게 만들어요. 빈 공간이 생기면 원두가 파인 쪽에 물이 계속 들어가서 과다 추출이 발생하고, 물이 닿지 않는 곳에는 과소 추출이 일어날 수 있어요. 이때 맛의 균형이 무너지니 주의하죠.”이 작업이 끝나면 위에 종이 필터를 얹고 물탱크의 밸브로 물 떨어지는 속도를 조절한다. 커피가 모두 내려지기까지는 8시간 정도 걸린다. 오전 8시에 시작하면 오후 4시 무렵에서야 플라스크에 커피가 찬다. 이 과정에서 추출 속도는 일정한지, 원두가 막히는 문제는 없는지 수시로 확인한다.이렇게 완성된 김 대표의 콜드브루는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맛 좋기로 유명하다. 산미가 거의 없고 농도가 진하다. 또한 다크초콜릿을 연상시키는 단맛과 보디감, 깔끔한 뒷맛이 특징이다.원두와 커피를 고르는 즐거움센티드커피로스터스에서는 주문할 때 원두와 커피의 종류를 모두 선택해야 한다. 이곳은 에티오피아·케냐·온두라스 등 원두 7여 종을 제공한다. 수많은 메뉴 가운데 시그니처는 오렌지 베이스와 콜드브루가 어우러지는 ‘아란피’, 우유 크림과 콜드브루가 조화를 이루는 ‘언더넛’이다.원두를 시향할 수 있도록 마련된 샘플들. 펌프를 누르면 원두의 향을 맡을 수 있다.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녹여 마시는 라테 ‘멜팅 바닐라’도 맛볼 만하다. 딸기라테, 레몬티, 흑임자 라테 등 논 커피 메뉴도 고루 갖췄다. 제철 과일로 주스도 만든다. 케이크 또한 수제로 준비한다. 상시 메뉴로는 바스크 치즈케이크가 있고, 그 외 케이크는 시기에 따라 구성을 다르게 한다.카페 매장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 드립백, 콜드브루 원액을 판매하고 있다. 콜드브루는 75㎖, 500㎖ 두 가지 용량으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마음의 여유가 필요할 때, 오랜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콜드브루를 맛보며 느릿한 시간을 보내도 좋겠다.[1분 커피 상식!]  콜드브루는 카페인 함량이 높나?콜드브루는 추출 시간이 길어 카페인이 많이 우러나 카페인 함량이 높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흔히 카페인은 원두 가루가 물과 오래 닿을수록, 닿는 면적이 넓을수록 더 많이 용출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카페인 함량은 추출 시간뿐 아니라 원두 품종, 원두의 양, 로스팅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콜드브루라고 무조건 카페인이 많은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전남 담양 ‘센티드커피로스터스’에 설치된 콜드브루 커피 추출기.
전남 담양 ‘센티드커피로스터스’에 설치된 콜드브루 커피 추출기.
테이블 앞에 서서 미소 짓는 김도영 대표.
테이블 앞에 서서 미소 짓는 김도영 대표.
‘센티드커피로스터스’ 매장.
‘센티드커피로스터스’ 매장.
원두를 시향할 수 있도록 마련된 샘플들. 펌프를 누르면 원두의 향을 맡을 수 있다.
원두를 시향할 수 있도록 마련된 샘플들. 펌프를 누르면 원두의 향을 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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