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구재단, '대덕특구 커넥트 DAY' 개최
출연연 기반 딥테크 생태계 활성화
대덕특구에서 지난 1년간 추진된 이노폴리스캠퍼스(기업가정신·액셀러레이팅)와 혁신주체 네트워크 사업이 연구자 창업 문화 확산, 딥테크 스타트업 발굴·투자, 기관 간 협력 강화로 이어지며 가시적 성과를 냈다. 출연연 연구자 대상 맞춤형 창업 지원과 글로벌 사례 공유로 실행 기반을 다졌고, 40여 개 기업 발굴과 200억 원대 투자 연계, 300억 원 규모 공동사업 수주 등 성과를 창출했다. [사진=대덕넷]
지난 23일 KAIST 인터내셔널센터 다목적홀. 대전 스타트업 대표들과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자, 투자자 등 7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마련한 '대덕특구 커넥트 데이'에서다.
커넥트 데이는 창업기업, 연구기관, 투자자 등 혁신주체 간 교류를 통해 대덕특구 창업·기술사업화 생태계 활성화 도모하고, 기술 기반 창업기업의 성장 사례 공유를 통해 창업 및 투자 협력 네트워크 강화하기 위한 자리다.
김원우 특구재단 대덕연구개발특구본부 팀장은 "작년 4월부터 시작해서 대덕특구 생태계의 창업과 성장, 기업 지원을 위해 달려왔다"며 "오늘 이 자리가 각 주체 간 정보를 나누고 사업 연결점을 찾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이날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지난 1년간 대덕특구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이 기간 동안에는 세 갈래 사업이 동시에 진행됐다. △출연연 연구자들의 창업 문화를 만드는 '이노폴리스캠퍼스(기업가정신) 사업' △딥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로 연결하는 '이노폴리스캠퍼스(액셀러레이팅) 사업' △기술 분야별 협의체를 구성해 혁신주체들을 엮는 '혁신주체 네트워크'다.
세 가지 핵심 사업 중 '이노폴리스캠퍼스(기업가정신)' 사업은 출연연 연구자들의 창업 문화를 뿌리부터 바꾸는 데 집중했다. 사업을 주관한 안태욱 KAIST 창업원 연구교수는 "KAIST는 기술 창업의 요람이자 딥테크 활성화의 중심 대학"이라며 "우리가 가진 노하우와 문화를 주변 출연연과 지역 사회에 확산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사업에 임했다"고 사업의 배경을 밝혔다.
안 교수가 주목한 핵심 전략은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맞춤형 현장 지원'이다. 연구원들이 근무 시간에 교육을 듣기 위해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는 현실을 알고 직접 도시락을 들고 연구실을 찾아가는 '점심N 미팅'을 기획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주요 출연연을 직접 방문해 예비 창업자를 발굴하고 밀착 멘토링을 진행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실천했다.
교육 프로그램 네이밍과 구성에도 공을 들였다. '해볼꼬(해볼까)'라는 친근한 이름의 공통 과정에는 테헤란밸리 전문가인 전성민 교수 등을 섭외해 4회차 강의를 진행하며 문턱을 낮췄다. 또한 기후 위기를 기술로 해결하는 '기후 테크 오디션'과 '랩 스타트업 세미나'를 통해 전문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연구 현장에 전달했다.
특히 한국, 스위스, 핀란드, 미국 4개국이 참여한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 프로그램은 온라인 줌(Zoom)을 통해 해외 딥테크 창업 사례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연구자들의 시야를 세계로 넓혔다.
안 교수는 이번 사업의 가장 큰 유의미한 결과물 중 하나로 '출연연 기업가정신 실태조사'를 꼽았다. 25개 기관, 542명의 연구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는 양적 연구는 물론 15명의 전문가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병행해 깊이를 더했다.
조사 결과, 과학자들의 기업가정신 교육 수준이나 태도는 예상보다 매우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문제는 '실행'이었다. 안 교수는 "창업에 대한 인식과 실행 사이에는 격차가 존재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자들은 창업이 중요하다는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조직 문화와 인식의 한계, 제도적 규제의 경직성(이해충돌 방지 특례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안 교수는 사업이 끝난 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장치를 남겼다. 그는 "기업가정신 확산이 멈춰선 안 된다는 생각에 10명의 창업 전문가를 섭외해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제작했다"며 이 콘텐츠를 향후 특구 전체에 무료로 배포해 시공간 제약 없는 학습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사업인 '이노폴리스캠퍼스(액셀러레이팅)'는 시장 지향적인 성과를 냈다. 로우파트너스와 충남대 기술지주가 주관한 이 사업은 1년간 특화분야 스타트업 44건을 발굴했고, 직접투자 15건에 44억5000만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후속투자 40건, 197억6100만원이 연결됐다.
고준호 부장은 "대덕특구 및 각 지역 특구 내 전략·특화 산업 분야의 우수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해 보육부터 투자, 글로벌 진출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했다"며 "딥테크 데모데이 2회 개최, 기획형 창업 3건, 글로벌 진출 지원 5건, 특구 및 유관기관 사업 연계협력 5건, 투자유치 역량강화 프로그램 17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진출 지원은 중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대덕특구의 딥테크 기업들을 데리고 심천, 선양, 위해 등을 지속적으로 방문하며 캠페인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현지 투자유치를 위한 MOU 체결, 현지 조인트벤처 설립 등의 성과를 만들었다. 투자유치 지원을 위해서는 데모데이와 클로즈드 IR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투자자들에게 기업을 선보였다.
나시영 카본에너지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시드 발굴부터 로우파트너스의 목적딜 1호 투자를 받았고, 최근 37억원 규모의 시리즈A 라운드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카본에너지는 전기화학 기반 공기 중 탄소포집(DAC)과 전력생산을 동시에 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다.
나 대표는 "국내, 미국, 일본, 유럽 4개국 원천기술 시스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며 "2025년 물산업 혁신창업대전에서 대상인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을 받았고, 미국 에너지부 공식 시장기술 리포트에 동아시아 최초로 고부가가치 기술인 'Direct Storage DAC' 기술로 전 세계 8개 기술 중 하나로 소개됐다"고 설명했다.
공기 중 탄소직접포집과 탄소배출이 음의 값인 친환경 재생전력 생산이 동시에 가능한 에너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한상공회의소를 통해 국내 DAC 최초로 정량검증 MRV 방법론 등록도 완료했다.
주피터랩스는 설립 3년 만에 누적 매출 280억원을 기록했다. AI 기반 SCM 솔루션 '위빙(weaving)'을 개발하는 회사로, 2024년 매출 100억원에서 2025년 167억원으로 뛰었다.
안강휘 대표는 "AI 엔진과 하드웨어를 내재화한 실행형 SCM 통합 솔루션"이라며 "주문(OMS), 창고(WMS), 특송(FMS) 시스템 통합을 기반으로 소싱, 발주, 사입, 입출고, 재고관리, 정산, CS, 통관, 배송 등 공급망 전 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특허 2건을 출원했고, 누적 투자유치 23억5000만원(Pre-A 라운드 완료)을 달성했다. TIPS(팁스), 창업중심대학 2회 등 정부지원사업에도 선정됐으며, 2025년 창업중심대학 도약기 기업, 서울 AI 허브 및 리틀펭귄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마지막 사업인 '혁신주체 네트워크'는 대덕넷과 충남대학교 기술지주, 로우파트너스가 손을 잡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데 주력했다. 이 컨소시엄은 인공지능, 첨단바이오, 우주항공, 첨단모빌리티 4개 전략기술 분야 협의체와 대전 상장기업 중심 협의체까지 총 5개 협의체를 만들었다.
발표를 맡은 김요셉 대덕넷 이사는 올해 처음으로 특구 내 세 사업이 연계된 점을 높이 평가하며, 지난 1년간의 실질적인 성과를 공유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결실은 첨단바이오 협의체에서 거둔 374억 원 규모의 대형 공동 사업 수주다. 생명연, 기계연 등 여러 기관으로 흩어져 있던 바이오파운드리 R&D 연구자들을 기업들과 매칭해 연구 개발 초기 단계부터 시장 중심의 시각을 갖게 한 결과다.
인공지능 협의체 또한 실용지능학회 설립을 지원해 상시적인 기술 공유 커뮤니티를 안착시켰으며, 우주항공과 모빌리티 협의체 역시 앵커 기업 중심의 시너지와 기술이전 등 구체적인 사업화 사례를 만들어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특구 정책 개선을 논의하는 '띵동포럼'은 30여 개 지원기관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딥테크 모임'으로 진화해 생태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창구가 됐다.
또한 'IPO 라운지'를 통해 대전 지역 상장사를 방문, 선배 기업들이 후배 스타트업에 R&D 컨설팅과 시장 진출 노하우를 전수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처럼 자발적 모임이 많아지려면 지금은 공공 사업으로 활성화시키면서 자발성으로 움직이는 커뮤니티 쪽으로 가야 한다"며 "좀 더 체계적이고 오픈된 문화로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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