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신동진 음성 용천초 교사
필자가 초등학생 적 남극 킹 조지 섬에 있는 남극 세종 과학 기지에 관한 책을 읽었다. 막연히 남극을 펭귄이 살고 있는 아주 추운 곳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해가 지지 않는 백야와 해가 뜨지 않는 극야가 번갈아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읽고 반신반의했다.
길지 않은 생애에서 낮의 길이가 길어지고 짧아짐을 알고 있었지만 아예 낮이거나 밤인 상황은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날이 점점 더워지고 해가 길어지고 있는 이 시점에 낮과 밤의 길이 변화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지구는 공전과 자전을 하고 있다.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약 1년에 한 바퀴씩 도는 것을 공전, 지구가 자전축을 기준으로 약 24시간 동안 팽이처럼 한 바퀴 도는 것을 자전이라 한다.
이 자전축은 공전 궤도가 지나가는 가상의 기하학적 평면인 궤도면에 66.5도 기울어져 있고, 이 때문에 낮과 밤의 길이 차이가 생긴다.
우리나라가 있는 북반구를 기준으로 하지 때에는 북반구가 태양 쪽으로 가장 많이 기울어져 있어 태양 빛이 북반구에 오래 비추고, 반대로 동지 때에는 북반부가 태양 반대편으로 가장 많이 기울어져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고 일조 시간이 짧아진다.
일견, 태양이 가장 오래 비추는 하지 즈음이 가장 더울 것 같지만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고 있듯 하지가 지난 이후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시작하여 8월에 가장 덥다.
이는 지표면과 바다가 데워지는 데에 시간이 걸리는 열적 지연 현상 때문으로, 하루 중 태양의 고도가 가장 높은 정오쯤이 아닌 오후 2시부터 4시까지가 가장 더운 것과 같은 원리이다. 백야와 극야는 이러한 낮 길이의 변화가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예이다.
백야는 태양의 길이가 길어지다 못해 해가 지는 듯 고도가 낮아졌다가 다시 떠오르고, 극야는 짧아지다 못해 해가 뜨는 듯하다 다시 고도가 더 낮아져 밤이 계속되는 현상이다.
이 현상을 지구 모든 지역에서 관찰할 수는 없고, 북위 66.5도 이북의 북극권 혹은 남위 66.5도 이남의 남극권에서만 관찰할 수 있다. 북극권과 남극권까지 가지 않더라도 위도가 높은 지역으로 가면 한국보다 더 긴 낮 혹은 밤을 경험할 수 있다.
만약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지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있을까? 하루 단위로 생각하면 태양이 뜨고 이동하고 지는 궤도는 항상 일정할 것이고 이는 하루의 길이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1년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계절의 변화가 없어지고 더 따뜻하고 추운 것의 차이는 단지 내가 위도상 아래쪽에 사는지, 위쪽에 사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물론 주변 지형에 따른 차이는 약소하게나마 있겠지만,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양상을 한 장소에서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학생들이 바르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 항상 잔소리가 많다. 나도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잔소리하는 모습을 되돌아보면 ‘나는 바담 풍 해도 너는 바람 풍 해라’라는 속담이 나 같은 사람을 보고 만든 속담인가 싶을 때도 있다.
지구의 자전축이 올곧지 않은 덕에 우리는 계절의 변화는 물론 하지와 동지를 경험할 수 있다. 바르지 않기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되뇌고, 나의 행동을 반성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나는 물론 모두가 누군가의 삐딱함을 포용할 수 있는 여유 있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
신동진 음성 용천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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