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아 바이엘코리아 대표
최근 아이폰이 사용자의 호흡을 분석해 건강 상태를 체크 시대가 곧 열릴 거라는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지난달 애플이 미국 특허청(USPTO)에 ‘호흡 감지 시스템을 갖춘 전자 장치’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는 것인데, 이번 기술 개발은 헬스케어를 미래 핵심 먹거리로 낙점한 애플의 전략과도 연결된다.
바이엘코리아 이진아 대표(사진제공: 바이엘코리아).
애플이나 구글 같은 빅테크 회사들 뿐만 아니라 AI 기업들까지 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혹자는 이러다 기존 헬스케어 회사들이 설 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지만 필자는 헬스케어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파트너가 많이 생기는 셈이라 되레 반갑다.
서로 다른 영역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닌 필수불가결한 일이 되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바이엘 역시 AI 기반 신약개발 회사인 리커젼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와 정밀 종양학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병을 앓는 환자를 위한 획기적인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협업의 형태는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 지난 수년간 협업의 모습은 많은 변화를 거쳤다. 초기 협업 모델은 아이디어나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대기업이 인수·합병해 직접 운영하는 방식이 많았다. 이후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라는 말이 보편화되면서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고 시장의 경험을 나누며 인큐베이팅을 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바이엘의 사례를 들자면, 셀앤진 테라피(Cell and Gene Therapy) 분야의 연구개발에 블루록(BlueRock Therapeutics)과 애스크바이오(Asklepios Biopharmaceutical), 비비디온 테라퓨틱스(Vividion Therapeutics) 같은 업계 리더들을 인수해 새로운 유전자 치료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바 있다.
이 플랫폼은 유전자 치료 분야에서 회사의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파트너들을 위한 혁신 생태계를 제공하는 가치사슬(value chain)로서 연구개발과 관련한 모든 활동을 지휘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랫폼임에도 바이엘 내부 조직과는 별개로 ‘arm’s length’ 모델에 기반해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바이엘의 오픈 이노베이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기존의 틀을 깨는 창의적인 혁신과 과학적인 성과에 집중하는 생명과학 분야의 인큐베이터 네트워크이자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인 ‘Bayer Co.Lab’을 운영하고 있다. 잠재력을 지닌 유망한 바이오테크나 스타트업을 발굴하여 그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협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반길만한 소식은 Bayer Co.Lab의 확장판인 Bayer Co.Lab Connect를 서울에 도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국가신약개발재단(Korea Drug Development Fund)와 업무 협약(MOU)를 체결하였고, BIO Korea 2026에서 기업 세션을 가지고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하였다.
혁신은 더 이상 한 조직이나 한 나라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든 시작될 수 있으며, 크고 작은 혁신이 연결될 때 비로소 더 큰 시너지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제 2의 블루록과 애스크바이오, 비비디온 테라퓨틱스의 탄생을 기대하며, Bayer Co.Lab Connect Seoul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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