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타르에너지가 미사일 공격에 따른 생산 시설 파괴를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입국에 대한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한국의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포스코인터내셔널 광양 LNG터미널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타르에너지가 미사일 공격에 따른 생산 시설 파괴를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입국에 대한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한국의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24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한국과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과의 LNG 장기 공급 계약 이행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8~19일 카타르의 핵심 LNG 생산 거점인 라스라판 산업도시 내 생산 시설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심각한 피해를 본 것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카타르에너지의 사드 알카비 최고경영자(CEO)는 피격으로 회사의 LNG 수출 용량의 17%가 손상됐으며 이를 복구하려면 3∼5년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카타르는 한국의 LNG 최대 수입국이었다가 한국가스공사의 수입 다변화 정책으로 수입 물량이 대폭 줄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LNG 도입처 비중을 보면 호주가 31.4%로 가장 많았고, 말레이시아 16.1%, 카타르가 14.9%로 세 번째 수준으로 떨어졌다.
문제는 카타르가 LNG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한 것은 5년치 장기계약으로, 연간 610만톤을 들여오기로 했다. 이는 국내 가정의 전기요금, 가스요금 인상과 함께 산업계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물량이다.
특히 LNG는 섭씨 영하 163도에서 액화 상태로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 비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국내 LNG 비축 의무량은 약 9일치 사용분에 불과하다.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조달해오던 카타르산 LNG가 막히면, 가격이 비싼 단기 현물시장에서 대체 물량을 사들여야 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3개월 이상 이어지면 LNG 가격은 최대 200%까지 오르고, 한국의 모든 산업 생산비는 평균 9.4% 뛸 것으로 전망된다. LNG 가격이 오르면 발전 단가가 함께 뛰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난방비와 산업용 가스요금까지 올라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LNG뿐만 아니라 콘덴세이트(-24%), LPG(-13%), 헬륨(-14%) 등 부산물 수출도 연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여 글로벌 석유화학·첨단산업 전반에 걸친 수급 불안이 예상된다.
헬륨가스는 반도체 주재료인 웨이퍼 위에 회로를 만들때 발생하는 열을 냉각하는데 사용된다. 반도체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원료로, LNG에 소량으로 섞여있어 LNG를 정제하고 액화하는 과정에서 분리해 생산한다. 카타르는 라스라판 등 주요 생산지에서 세계 헬륨 공급의 약 3분의 1을 담당한다. 이미 이번 중동사태 이후 헬륨 현물 가격은 약 2배 상승한 상태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사태 이후 정부는 자원안보 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매일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카타르 LNG 공급 불가항력 선언에 대비해 가스공사 등은 호주, 말레이시아 등으로 수급 다변화를 준비해 왔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LNG 가격 상승으로 전기,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걱정될 수 있는 데 가정에 반영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고, 정부도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민간에서도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헬륨가스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들은 일정분의 재고 물량을 확보해 놓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문제는 없을 것이다. 또한 협력사의 수급 안정에도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헬륨 부족현상이 장기화되거나 심화될 경우 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고수익 AI칩 생산은 유지하는 반면 저수익 제품 비중은 줄이는 등 생산 우선순위 조정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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