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장기회에 구조조정 기조 겹치며 매각 수순 밟아
LY 산하 게임사인 라인게임즈와 한솥밥...합병 가능성도
카카오게임즈 본사 전경.<카카오게임즈>
카카오가 카카오게임즈 경영권을 매각하면서 게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대주주 교체와 외부 투자 유입이 동시에 이뤄진 이번 거래를 계기로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게임 사업 축소와 함께 향후 카카오게임즈 미래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25일 LY주식회사(라인야후)가 출자한 사모펀드 ‘LAAA(엘트리플에이) 인베스트먼트’에 카카오게임즈 경영권을 넘겼다. LAAA 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 보유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동시에, 카카오게임즈가 발행하는 신주와 전환사채(CB)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LAAA 인베스트먼트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카카오는 2대 주주로 남아 협력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이번 거래는 구주 매각과 신규 자금 유입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거래를 통해 약 3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카카오는 지분 일부를 현금화하면서 경영 부담을 낮출 수 있고, 카카오게임즈는 외부 자금 확보를 통해 사업 재편 여력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이번 투자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며 “카카오와 LY주식회사 등 파트너들과 협력해 해외 시장 공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사업 재편 맞물려…‘단계적 엑시트’ 해석도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이 어느 정도 예견된 흐름이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4년 4분기부터 2025년 4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핵심 매출원이었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실적이 둔화된 가운데, 후속작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카카오의 사업 재편 기조 역시 이번 결정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최근 게임을 포함한 비핵심 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며 포트폴리오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넵튠, 넥스포츠, 님블뉴런 등 게임 관련 자회사 10여 곳을 정리했다. 올해 2월에는 텐센트 자회사 에이스빌과 체결했던 카카오게임즈 지분 관련 동반매도청구권(태그얼롱) 계약도 해지하며 지분 구조를 단순화했다. 실적 부진 장기화와 더불어 이같은 구조조정 기조가 맞물리며 결국 카카오게임즈 매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는 현재 핵심 산업인 카카오톡 및 AI에 집중하면서 부수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정리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많은 투자가 필요한 게임 산업까지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회사 차원에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를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카카오의 ‘단계적 엑시트(투자금 회수)’의 출발점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번 거래가 전환사채 투자까지 포함된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환사채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 채권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투자자는 현재 확보한 지분에 더해 상황에 따라 추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를 갖게 된다. 카카오가 이번 거래를 시작으로 지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며, 장기적으로는 카카오게임즈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시나리오까지 열어두었다는 분석이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향후 행보는...라인게임즈와의 시너지 가능성도 거론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LY주식회사 산하 게임사인 라인게임즈와의 협력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라인게임즈는 2024년 영업손실 161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사업 구조 재정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창세기전’을 포함한 주요 기대작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고, 이로 인해 추진하던 기업공개(IPO)도 무산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가 동일한 투자자 영향권 아래 편입되면서, 양사 간 협력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퍼블리싱, 개발, IP 활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IP와 퍼블리싱 역량이 라인게임즈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협력을 넘어 합병 등 구조적 결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라인게임즈가 카카오게임즈와의 구조 재편을 통해 상장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를 통한 우회상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양 사 간 규모 격차가 큰 만큼, 단기적으로는 공동 사업이나 역할 분담 형태의 협력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연매출 4000억원대의 대형 게임사로, 다수의 개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며 “IPO도 추진하지 못한 라인게임즈와 즉각적인 합병을 논의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은 협력 관계를 통해 시너지를 모색하면서 양사 간 체급이 어느 정도 맞춰질 때까지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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