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카카오 노동조합은 임금교섭 결렬의 책임을 경영진에 묻겠다며 대규모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뉴스1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가 카카오 본사를 포함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에서 진행한 파업 찬반 투표가 20일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
4개 계열사는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이며, 카카오 본사는 27일 2차 노동위원회 조정이 마지막 대화 창구가 됐다. 이날 조정마저 결렬되면 카카오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이 현실화한다.
판교역 광장에 조합원 600명 집결…"쟁의권 확보"
카카오 노조는 이날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오전 11시까지 5개 법인의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결의대회에는 카카오 5개 법인 외에도 12개 법인 노조 지·분회가 참여했으며, 약 600명의 조합원이 모였다.
박성의 카카오지회 부지회장은 "오늘 오전 11시까지 진행된 파업 찬반투표에서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를 포함한 5개 법인 조합원 모두 찬성했다"며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향후 투쟁 계획을 조합원들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4개 법인은 1차 노동위원회 조정에서 이미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파업 찬반 투표도 가결됐으므로, 이들 4개 계열사는 내부 절차를 거쳐 언제든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카카오 본사는 지난 18일 1차 조정에서 6시간가량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조정 기일을 27일 오후 3시로 연기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이날 투표도 가결된 만큼, 27일 2차 조정이 결렬될 경우 본사 노조도 쟁의권을 확보하고 파업 절차를 밟게 된다. 카카오는 2014년 창사 이래 단 한 차례도 본사 파업을 경험한 적이 없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구조…노사 입장 평행선
이번 갈등의 표면적 쟁점은 성과급을 포함한 보상 체계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약 13% 규모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AI 등 지속 가능한 투자 재원 확보를 이유로 거부했다. 사측은 교섭 결렬의 원인이 노조의 성과급 요구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노조는 성과급 규모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노조는 "영업이익 10%"는 교섭 과정에서 회사가 먼저 제안한 검토 안 중 하나일 뿐 노조 요구안의 핵심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보상 기준의 불투명성, 경영진의 일방적 의사결정 반복, 장시간 노동 방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미흡한 대응, 포렌식 동의 요구 등을 총체적 신뢰 훼손의 증거로 제시했다.
노조는 "노동시간 문제를 방치하고 일방적 의사결정을 반복하며 교섭을 시간 끌기 대상으로 삼아온 경영진의 태도가 오늘의 결과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삼성·현대차에 이어 IT까지…대기업 노사 갈등 전방위 확산
카카오 사태는 삼성전자·현대차 등 제조업 중심의 임금 분쟁이 IT업계까지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요구로 5월 21일 총파업을 예고했고, 현대차 노조도 순이익 30% 성과급과 AI 고용 보장을 핵심 요구로 교섭에 나선 상황이다.
세 기업 모두 '역대급 실적'을 냈음에도 성과 배분 방식에서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카카오의 경우 2025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대폭 개선된 흐름을 보인 가운데, 노조는 "수년간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도 성과를 경영진이 독점해 직원들에게는 제한적 보상만 돌아왔다"고 주장한다. 27일 2차 조정까지 남은 일주일이 카카오 창사 첫 파업을 가를 마지막 협상 시간대가 됐다.
[뉴스인사이드 홍세기 기자 seki417@daum.net]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