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임금협약 결렬 후 단체행동 돌입 예고
지노위 조정 중지 시 파업 절차 가능…20일 결의대회
노조 “경영진 보수만 확대”…카카오 “AI 투자 재원 필요”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의 모습이다. /2024.7.23 연합
카카오의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올해 임금협약 교섭에서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동조합이 단체행동을 예고했고, 최악의 경우 창사 이후 첫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카카오는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수준이 과도하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회사의 불성실한 교섭 태도와 경영진 중심 보상 구조를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은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노조는 최근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의 임금협약이 최종 결렬됐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냈다.
노조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내부 절차를 거쳐 실제 파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카카오에서 실제 파업이 발생할 경우 이는 창사 이후 처음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2024년에도 임금 교섭 결렬 이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며 파업을 준비했지만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현재 노사는 성과 보상 체계와 노동환경 문제를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3%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미래 사업 재원 확보 필요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의 개별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약 4400억원이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는 3753명이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노조 요구 수준의 성과급은 1인당 약 1520만원 규모가 된다.
다만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 지급안은 교섭 과정에서 논의된 여러 안 가운데 하나였을 뿐 핵심 쟁점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카카오 경영진은 수년간 역대 최대 실적과 영업이익을 강조하면서도 성과를 만든 크루(직원)들에게는 제한적인 보상만 배분해왔다”며 “반면 경영진 보수는 지속적으로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구체적 사례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의 스톡옵션 매도와 남궁훈 전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 조수용·여민수 전 공동대표의 고액 보수, 홍은택 전 대표 퇴임 이후 보수 등을 언급하며 보상 구조의 불공정성을 지적했다.
또 카카오가 교섭 대표를 자주 교체하면서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충분히 대화와 타협을 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회사는 수많은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시간을 끌며 교섭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시간 문제를 방치하고 일방적 의사결정을 반복해온 경영진의 태도가 오늘의 교섭 결렬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매년 교섭 대표가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의 경우 담당자 퇴사와 보직 변경 등 인사상 사유가 있었다”며 의도적 교체설을 부인했다.
또 “노조와의 대화 창구를 항상 열어두고 있으며 원만한 합의를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카카오 노사 갈등이 단순 임금협상 차원을 넘어 성장 둔화 국면에 들어선 플랫폼 기업의 성과 배분 구조와 조직문화 갈등이 복합적으로 표출된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IT 업계 전반에서 인공지능 투자 확대와 수익성 관리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비용 효율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노동조합은 성과 배분과 노동 강도 문제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실제 카카오는 올해 들어 핵심 사업 효율화와 인공지능 중심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보상 축소와 조직 개편에 대한 불만도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T 업계 관계자는 “과거 플랫폼 기업들이 고성장 기반으로 높은 보상을 제공하던 시기와 달리 최근에는 수익성과 AI 투자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노사 간 기대 수준 차이가 커지면서 갈등도 장기화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20일 판교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카카오 쇄신과 노동환경 개선 요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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