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어구? 환경 생각보다 돈 걱정
최대 4.5배 비싸 교체 꺼려…465억원 투입에도 전남 보급률 0%
2026년 10월 12일(월) 19:30
<광주일보 자료사진>
폐어구로 인한 해양오염을 줄이겠다며 정부가 10년 동안 465억원을 투입해 ‘생분해 어구’를 보급했지만, 정작 전남 지역 어가에서는 한 곳도 생분해 어구를 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업 현장에서는 일반 어구보다 최대 4.5배 비싼 가격과 잦은 교체 부담, 어획성능에 대한 불신 등 때문에 보급을 꺼리고 있어 어업 현장에 맞는 지원과 기술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윤준병(전북 정읍·고창)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생분해 어구 보급 현황’에 따르면, 전남의 생분해 어구 보급률은 지난해 0%로 떨어졌다.
생분해 어구는 기존 나일론 어구와 달리 버려질 시 수중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어구다. 바다에 유실된 뒤에도 수산생물을 계속 포획하는 ‘유령어업’과 폐어구에 따른 해양오염을 줄이기 위해 보급되고 있다.
전남 지역 보급률은 지난 2023년까지만 해도 1.9%를 유지했으나, 이후 생분해 어구를 쓰겠다는 어가가 없어지면서 0%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 전국 연안자망 어선 1만1205척 중 생분해 어구를 보급받은 어선은 551척으로 보급률이 4.9%에 그쳤다. 연안통발 어선은 4600척 중 10척만(0.1%)이 보급받았다. 정부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생분해 어구 보급 사업에 투입한 비용만 국비 464억8600만원에 달한다.
보급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가격 부담이 꼽힌다.
올해 기준 생분해 어구 가격은 나일론 어구보다 꽃게통발과 참조기자망이 각각 4.5배, 꽃게자망은 3.6배, 대게자망은 3.4배, 문어통발은 2.6배 비싸다.
전남에서도 사용하는 참조기자망의 기준단가는 일반 나일론 제품이 3만3810원인 반면 생분해 제품은 15만2240원이다. 꽃게자망도 일반 제품은 1만4420원이지만 생분해 제품은 5만1730원으로, 친환경 어구를 선택할 때 부담해야 하는 가격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교체 주기도 부담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생분해 어구가 사용 1~2년 뒤부터 성능이 저하되고 손상이 발생하는 특성을 고려해 연 1회 교체를 적정 주기로 보고 있다. 비싼 어구를 구입한 뒤에도 주기적으로 교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윤 의원은 “어업인들이 왜 생분해 어구를 외면하는지 근본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며 “어업별·지역별 조업 특성에 맞춘 기술 개선과 함께 가격 격차 및 교체 주기를 실질적으로 보전하는 지원책을 마련해 사업 전반을 현장 중심으로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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