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마산회원구와 의창구를 잇는 팔룡터널에 수납노동자가 사라졌다. 창원시가 지난달 30일부터 팔룡터널 통행료 수납 방식을 전면 무인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다. 기존 현금 수납은 전면 중단됐고, 모든 결제는 비대면 무인시스템으로 바뀌었다. 1차로는 하이패스 전용 차로로, 2차로는 하이패스를 장착하지 않은 차량을 위한 무인수납기 정산 차로로 활용된다. 수납노동자들이 반갑게 맞아주던 3차로 유인 부스 창문은 굳게 닫혔다.
지난해 말 팔룡터널 운영 위탁사가 갑작스레 수납 노동자들에게 해고를 통보한 게 발단이 됐다. 당시 수납 노동자들은 3개월가량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길거리에 나섰다. 결국 계약직 노동자·정년퇴직 예정자 등 17명 중 2명만 제외하고는 모두 팔룡터널을 떠나는 결말로 마무리됐다. 희망퇴직자들은 퇴직 전 잔여기간에 따라 최소 3개월에서 최대 8개월분 급여를 위로금 명목으로 받았다. 위로금 지급과 2명 재고용마저도 민주노총 일반노조 팔룡터널지회, 수납노동자가 추운 겨울 농성을 통해 얻어낸 결과다.
팔룡터널 착공을 승인한 창원시와 사업시행사 팔룡터널㈜은 최근 재구조화 과정에서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무인 수납 시스템 전면 도입을 예고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을 지키던 노동자들 안배는 부족했다. 효율과 비용 절감이란 논리가 사람 생존권을 앞질렀다.
수납노동자들은 팔룡터널 준공 직후부터 적자 경영을 해소하고자 스스로 처우를 깎아왔다. 그러나 정작 경영난 해소에 기여한 수납노동자가 경영난 책임을 뒤집어썼다. 사업자들은 이들을 단순히 비용으로 봤다. 수납노동자 해고를 중재하고 막아낼 사회적 안전망은 없었다.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계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상황은 예견된 일이다.
중요한 것은 중재다. 고속도로 수납을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는 하이패스 보급·수납 업무 무인화 속에서도 수납 노동자 정년을 보장하며 직무 전환을 이뤄낸 바 있다.
도로공사는 수납 노동자를 도로 환경 정비나 현장 지원 같은 새로운 직무에 전환 배치하는 식으로 이들 정년을 보장했다. 이 같은 우회로를 제시했음에도 팔룡터널 시행, 운영사는 해고를 강행했다. 시 또한 위탁사업을 이유로 뒷짐만 졌다.
기계가 사람을 밀어내는 사례는 팔룡터널을 반면교사 삼아 ‘사람을 배제하는 방식’이 아닌 ‘사람과 공존하는 방식’으로 논의돼야 한다. 지역사회 역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번 팔룡터널 해고 사태가 경남의 마지막 나쁜 선례로 남길 바란다.
/안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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