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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사과를 한바구니에 담으면 위험한 이유

따르면 조생종 20%, 중생종 30%, 만생종 50% 정도의 비율을 추천한다. 물론 최종 선택은 농민 몫이다. 다만 농민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취재수첩] 사과를 한바구니에 담으면 위험한 이유

‘달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마라.’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바구니를 들고 가다 실수로 넘어졌을 때 달걀이 한바구니에 들어 있다면 전부 깨져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달걀을 여러 바구니에 담았다면 하나를 떨어뜨려도 다른 바구니에 담긴 것은 무사히 지킬 수 있다.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격언은 ‘주린이(주식 초보자)’도 잘 알고 있다.

이런 격언은 사과 재배에도 적용할 수 있다. 2024년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사과값이 전년 대비 폭등해 ‘금사과’라고 떠들썩했던 기억이 난다. 달걀을 한바구니에만 담는 것처럼 사과 재배도 특정 품종에만 쏠리면 2024년과 같은 금사과 사태는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국내 사과 재배품종을 살펴보면 실제로 그런 위험성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5년 농업관측 자료를 보면 국내에서 재배되는 사과 품종 가운데 만생종인 ‘후지’의 비중이 무려 61%에 달한다.

최근 찾은 과수묘목 최대 주산지인 경북 경산시장에서 거래되는 사과 묘목의 70%가량이 ‘후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여전히 사과 재배가 특정 품종에 쏠려 있음을 실감했다.

2024년 사과값 폭등의 주요 원인은 주산지인 경북에서 꽃샘추위로 사과꽃이 저온피해를 입어서다. 특정 품종 위주의 재배가 계속되면 이런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 이상기후가 상수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수확 직전에 대형 태풍이라도 닥치거나, 특정 품종에만 치명적인 병이 돌면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재배품종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태풍이 오기 전 8월쯤 수확하는 조생종 ‘골든볼’, 고온에도 착색이 잘되는 ‘아리수’, 추석 대목을 겨냥한 중생종 ‘홍로’ 등으로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때다.

다행히 대구 군위군이 ‘골든볼’을 특화 작목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경북 영천시의 영천국내신품종사과연구회 33농가가 전체 17㏊ 중 12㏊에서 ‘썸머킹’ ‘아리수’ 등을 재배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어느 품종으로 어떻게 다변화할지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센터에 따르면 조생종 20%, 중생종 30%, 만생종 50% 정도의 비율을 추천한다. 물론 최종 선택은 농민 몫이다. 다만 농민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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