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 사건 초동대응 부실·허위 종결 논란 배경 밀접
警 “DNA 재채취·과학수사 기법 발전 … 끝까지 추적 규명”
[충청타임즈]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 신고 허위 종결 파문으로 경찰의 실종 사건 관리 체계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충북에서도 실종 및 장기 미제사건들이 여럿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도내에 접수된 성인 가출·실종 신고 중 여전히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미해제 인원은 75명에 달한다.
아동이나 치매 환자와 달리 일반 성인 실종 사건은 `실종아동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범죄 피해 정황이나 급박한 위험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으면 강제 수사나 위치정보 확인에 한계가 있다.
최근 제주 실종 사건 당시 부실한 초동 대응과 허위 종결 논란이 불거진 배경 역시 이와 맞닿아 있다.
실종·가출 문제 뿐만 아니라 강력 미제사건 역시 거듭 해를 넘기고 있다.
도내에는 2000년부터 2009년 사이 발생한 강력 미제사건 14건이 미제사건 전담수사팀 서랍에 남아 있다.
대표적인 사건은 2009년에 발생한 이진숙씨(당시 57세·가명) 살인 사건이다. 그해 1월 21일 미귀가자로 신고됐던 이 씨는 같은 해 2월 대전 신탄진 금강변 수풀 속에서 머리에 검은 비닐봉지가 씌워진 채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청주 가경동에서 야간 미화원으로 일하던 이씨는 버스정류장 인근 CCTV에서 검은색 트라제 XG 차량 조수석에 탑승하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확인됐다. 이후 모충동 인근에서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뒤 대전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경부압박 질식사였으며 시신에서 범인의 체액이 검출됐다. 경찰은 트라제 XG 차량 1만7000여대와 알리바이가 불분명한 800여명의 DNA를 대조했으나 일치자를 찾지 못했다. 이 사건은 충북 미제사건 중 드물게 용의자의 DNA를 확보하고도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이 밖에 충북에는 영동 여고생 살인 사건(2001년), 영동 노부부 피살 사건(2004년), 충주 교현동 모녀 살인 사건(2005년) 등의 강력 범죄가 장기 미제로 남아 있다.
다만 과거 미제 사건이 과학수사 기법의 발전을 통해 해결된 선례도 존재한다. 2001년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은 현장에 남은 손수건 DNA가 21년만에 불법게임장 유류물 속 유전자와 일치하면서 피의자 검거로 이어졌고, 화성 연쇄살인 사건 역시 피해자 유류품의 미세 DNA가 실마리를 제공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하더라도 과거 증거물에서 범인의 DNA를 재채취하거나 과학수사 기법이 발전하며 새로운 단서가 열릴 수 있다”며 “단 하나의 사건도 덮어두지 않고 끝까지 추적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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