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대표 농특산물 한마당인 ‘2026 청원생명축제’가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손질에 분주하다. 시는 다음달 2~11일 열리는 축제에 지난해(63만명)를 넘어서는 65만 관람객 유치를 겨냥하면서도 외형적 숫자보다 ‘도농 상생과 농경문화 회복’이라는 본연의 가치에 집중했다.
축제 실무를 진두지휘하는 박용국(57) 청주시 농업정책국장은 이번 축제의 지향점을 “단순히 고기 굽고 농산물을 싸게 사 가는 소비성 장터를 넘어, 도농 복합도시 청주시민이 생명의 근원을 확인하고 서로의 손을 맞잡는 연대의 장”이라고 규정했다.
박용국 청주시 농업정책국장. <사진 조창희 기자>
박 국장이 올해 가장 공을 들인 대목은 ‘농경문화 체험의 전면 배치’다. 긴 관람 동선 사이사이에 벼 생육 과정, 가축, 농산물 수확 등 흙과 맞닿은 체험 공간을 촘촘히 엮어 넣었다. 성인 위주의 먹거리 장터로 흐르며 자칫 단조롭고 피로해지기 쉬웠던 축제 공간을 생태 배움터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요즘 도시 아이들은 벼를 보고 ‘쌀나무’라고 부를 만큼 흙과 멀어져 있습니다. 폭염과 태풍을 묵묵히 버텨내며 한 톨의 쌀을 길러낸 농민들의 거친 손과 땀방울의 가치를 아이들이 모른다면 지속가능한 농업도 요원합니다. 축제장을 찾은 미래 세대가 먹거리의 근원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 그것이 청원생명 브랜드가 지향해야 할 본령입니다.”
가족 단위 관람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실질적 콘텐츠에 대해 박 국장은 “축제 기간 내내 드론 스포츠 체험 부스를 상시 가동해 드론 축구 경기 관람과 조종 체험을 제공하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농기계 전동 장난감 체험존과 모래 놀이터도 새롭게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도농통합 청주시의 정체성을 담아낸 상생 프로그램도 힘주어 소개했다. 민선 9기 출범을 기념해 오는 10월 7일 열리는 ‘라디오앤티어링(Radio & Tearing)’이다. 박 국장은 “시 4개 구에서 각 100명씩 참여한 400명의 시민이 라디오를 귀에 꽂고 생방송을 청취하며 오창저수지 둘레길을 함께 걷는 퍼포먼스”라며 “아파트 단지의 도시민과 들녘의 농민이 어깨를 나란히 걷는 행위 자체로 도농 화합의 상징적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둡다는 지적이 많았던 야간 경관 역시 180도 바꿨다. 그는 “야간 조명을 대폭 늘리는 한편, 기존의 일회성 불꽃놀이 대신 축제장 뒤편 산세를 스크린 삼아 스토리텔링과 오디오 해설을 얹은 ‘산악 레이저 쇼’를 새롭게 선보인다”며 “고가의 미디어 파사드 대신 한정된 예산 안에서 아이디어를 짜내 농특산물 홍보와 야간 볼거리를 동시에 잡고자 했다”고 밝혔다.
무대 구성 또한 트로트 일색에서 탈피했다. 박 국장은 “개막식에는 청주 로컬 록 보컬 고려진의 무대로 신선함을 더하고, 한글날인 10월 9일에는 축제장을 전면 무료 개방해 방송인 홍록기의 사회로 4시간 동안 이어지는 대형 ‘슈퍼콘서트’를 올린다”고 전했다.
관람객 편의와 직결된 현장 행정의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매년 지적되던 긴 동선의 피로감을 덜기 위해 휴게 파라솔을 지난해(200여 개)의 두 배인 400여 개로 대폭 늘렸고, 축산물 판매장 인근에는 빈백과 모닥불을 갖춘 쉼터를 신설해 라면이나 잔술 형태의 막걸리를 곁들이며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도 함께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유실과 주차 대책에 대해서도 “어린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임시 수유실에는 전자레인지 등 편의 집기를 비치하고 수유 공간과 기저귀 교환 공간을 명확히 분리했다”며 “주차는 행사장 내 4000면 확보 외에 인근 공장 부지까지 임시 주차장으로 연계해 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국장은 “청원생명축제는 2004년 브랜드 출범 이후 20년 넘게 청주 농업의 자부심을 지켜온 약속의 터전”이라며 “이상기후 속에서도 흙을 지켜낸 농민들에게는 실질적인 보람을, 지친 도시민들에게는 풍요로운 쉼과 밥상의 고마움을 전하는 뜻깊은 가을마당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조창희 기자 changhee@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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