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도의회 1·2차안 거부
맞짱 아닌 하소연 공개 해명
의회 안팎 정치적 행보 무게
재정 명분 도정 주도권 해석
원포인트 임시회도 불투명
추미애 경기도지사.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민생 예산 복원을 요구하는 경기도의회의 거듭된 절충안을 사실상 차단하면서, 재정 위기를 명분으로 한 도정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의회가 당초 800억원에서 500억원 수준으로 낮춘 수정안을 제시했음에도 추 지사가 이를 공개 비판하며 대치 구도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2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경기도가 감액 편성한 5000억여원 중 500억원 규모를 복원하는 내용의 '2차 조정안'을 도에 전달했다. 지난 18일 800억원을 되살려달라는 1차안을 도가 거부하자, 의회는 경기도의료원과 경기콘텐츠진흥원 인건비 등을 재조정해 액수를 낮춘 수정안을 다시 마련한 것이다.
추 지사는 이날 오전 열린 공개 월간회의에서 “도의회와 맞짱을 뜨자는 게 아니라 하소연을 하는 것”이라며, 의회 요구를 수용하면 지역개발기금 활용에 따른 상환 및 이자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들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추 지사는 자신을 둘러싼 대선 출마 준비 논란에 대해서도 강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민선 9기 도지사가 기존 사업을 깎아 돈을 숨겨뒀다가 대선용으로 쓰려 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기가 차다”며 “의심스러우면 다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다.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 지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회 안팎에서는 현 상황을 순수한 재정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명분을 앞세워 도정의 주도권을 쥐려는 정치적 행보라는 지적이다. 도는 올해 지방채 발행 한도 9000억원 중 7000억원만 발행했으며, 이번 추경 과정에서 기금 2000억원을 추가 편성하는 등 재정 여력이 남아있다.
의회는 이달 초 개회한 임시회 기간 내내 민생 예산 복원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예결위의 한 의원은 “세수 감소는 사실이지만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을 고려할 때 '심각한 위기'를 논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재정 위기 프레임을 씌워 500억원의 민생 예산 타협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양측의 강 대 강 대치로 추석 전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해졌다. 앞으로 의회가 추경안 처리를 강행하더라도 도가 미동의하거나 예산 집행을 거부할 가능성이 남아있어 경기도정과 의회 간의 냉기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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