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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추미애 경기도지사 "재정 비상" 초강수…정치·행정력 승부수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재정 비상 상황'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단상을 내려서고 있다. 추 지사는 이날 “고위공직자 업무 경비를 줄이는 등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재정 비상" 초강수…정치·행정력 승부수

“공약 추진 커녕 진행 사업도 어려워”

사실상 부도 공식화…8기 도정 질타

'이재명 성남시장 모라토리엄' 비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재정 비상 상황'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단상을 내려서고 있다. 추 지사는 이날 “고위공직자 업무 경비를 줄이는 등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민선 9기 출범 3개월 만에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했다. 새 도정의 색깔을 드러낼 틈도 없이 경기도 재정의 부정적 신호탄을 터트린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위기 극복 과정과 성과는 첫 광역단체장에 오른 추 지사의 정치력과 행정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5일 추 지사는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공약사업을 추진하기는커녕, 진행 중인 사업조차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사실상 부도 상태임을 공식화했다.

당장 약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이 불가피한 데다, 지난해 943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하고 각종 기금에서 5588억원을 끌어다 썼음에도 일부 민생사업 예산은 올해 9개월분만 편성됐다는 게 추 지사의 진단이다. 노인장기요양, 학교급식, 산후조리비, 가족돌봄수당, 버스 공공관리제 등 일부 필수사업은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분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추 지사는 도지사와 고위공직자의 업무경비 감액을 시작으로 일회성·선심성 행사와 불요불급한 사업, 연구용역, 행사 등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그는 민선 8기 김동연 지사의 재정 운영을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취임 직후부터 재정난을 전제로 긴축 기조를 유지해온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전면적인 구조조정 체제로 수위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도정 곳곳에서는 변화가 감지된다. 현재 행사성 사업 수십개가 재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신규 사업으로 확정된 '경기게임페스타'는 약 7억원 예산으로 킨텍스가 개최하기로 했으나, 최근 중단 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부터 1억원 정도 예산으로 이어진 '경기도 반려동물 축제 펫스타'도 관련 용역과 함께 중단됐다.

200만명이 참여한 기후행동 기회소득은 8월 활동분부터 리워드 지급이 종료된다. 예술인 기회소득은 연 150만원 지급에서 50% 축소 지급하기로 했다.

이 대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010년 성남시장 시절 선언한 '모라토리엄'이 소환된다. 당시 이 대통령은 시장 취임 직후 전임 시정이 남긴 재정 문제를 공개하며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등에 대한 지급 유예를 선언했다. 이후 허리띠를 졸라맴과 동시에 각종 이익을 확보했고, 8년여 만에 '채무 제로'를 발표하며 큰 지지를 얻었다.

물론 두 상황은 다르다. 경기도가 특정 채무의 지급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 성남시보다 재정 규모와 행정구조도 훨씬 복잡하다. 다만 새 단체장이 취임 직후 재정의 민낯을 공개하고, 전임 행정의 책임을 묻고, 자신의 역량으로 해결하겠다는 방향성은 닮아있다.

이미 경기민예총과 경기남부광역철도 단체 등은 재정 문제로 숙원 사업 추진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여·야 역시 재정위기를 반복적으로 공표하는 방식에 대해 반대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추 지사가 당장 넘어야 할 고비가 드러난 셈이다.

'낭비성'과 '민생'의 경계를 어떻게 정하느냐도 문제다. 추 지사는 이날 민생을 포기하지 않고, 생명·안전과 취약계층 예산은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추 지사가 도민들 앞에 위기를 선언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극복한 정치를 보여주기 위해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재정난의 족쇄를 풀고, 성장하는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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