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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추미애 "가계부 비워놓고 적금까지 깨 썼다"…민선 8기 정조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위기의 책임을 사실상 민선 8기 재정운용으로 돌렸다. 세입과 세출 부서가 따로 움직였는데도 이를 조정해야 할 도지사의 통제 기능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추미애 "가계부 비워놓고 적금까지 깨 썼다"…민선 8기 정조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위기의 책임을 사실상 민선 8기 재정운용으로 돌렸다. 세입과 세출 부서가 따로 움직였는데도 이를 조정해야 할 도지사의 통제 기능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일부 민생사업 예산을 9개월분만 편성한 것을 두고는 "살림살이를 짜놓지 않고 가계부를 넘겨준 셈"이라고 직격했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추 지사는 전날인 16일 열린 주간회의에서 "처음 업무보고가 너무 비전 위주로 돼 있어 예산의 세부적인 문제를 들여다볼 수 없었다"며 "업무보고를 다시 받아보니 도가 처한 상황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추 지사는 재정위기가 갑자기 발생한 게 아니라 이전부터 누적됐는데도 이를 제때 통제하지 못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추 지사는 "살펴보니 예산을 쓰는 부서와 예산을 마련하는 부서 사이의 소통이 부족했다"며 "이를 조정하는 지휘관이 도지사여야 하는데 도지사와 실·국 상호 간에도 소통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에 위기가 닥쳤음에도 이를 컨트롤하고 제어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쳤다"고 했다. 민선 8기 당시 세입 감소와 지출 증가라는 경고등이 켜졌지만 도정 차원의 재정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추 지사는 올해 예산 편성 상황을 '석 달이 비어 있는 가계부'에 빗대며 "예산을 상세히 들여다보니 1월에서 9월까지만 예산서가 있고 10월, 11월, 12월은 빈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살림살이를 짜놓지 않고 가계부를 넘겨준 셈"이라며 "적금도 다 깨 쓰고, 들어올 돈은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가용 재원은 상당 부분 소진했는데 연말까지 필요한 필수 지출조차 온전히 확보하지 못한 채 민선 9기에 재정을 넘겼다는 지적이다.

최근 불거진 '민생예산 삭감' 논란에도 강하게 반박했다. 추 지사는 "나머지 공란인 석 달 치 예산을 짜야 하니 항간에서 민생예산을 삭감했다고 오해하고 도가 질타를 받고 있다"며 "삭감한 것이 아니다. 애초부터 예산이 빈칸이었다"고 말했다.

어 "도가 임의로 삭감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민선 9기가 기존 민생사업 예산을 깎은 것이 아니라 민선 8기가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일부 사업비를 9개월분만 반영했다는 기존 경기도의 해명을 추 지사가 구체화한 것이다.

재정위기는 세입 감소와 복지 지출 증가가 겹치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추 지사의 판단이다.

특히 경기도 세입의 핵심인 취득세가 흔들리고 있다. 추 지사는 "도세의 절반을 차지하는 취득세는 기존 11조원에서 8조원대로 3조원 이상 급감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으로 향후 4000억원의 추가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재정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추 지사는 "경기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늘고 출생아와 고령 인구가 모두 전국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며 "복지비가 그만큼 많이 지출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개발과 거래가 늘면 취득세가 증가하는 기존 세입 구조 자체에도 경고음을 냈다. 추 지사는 "과거 개발주의형 세입 구조로는 현 위기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지방세제를 제도적으로 고치지 않고는 경기도는 헤어 나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추 지사는 실·국장들에게 중복사업 정리와 도의회와의 적극적인 협의를 주문했다. 추 지사는 "서로 소통하면서 중복 사업도 조정하고 업무 효율도 높이자"며 "소통이 재정위기 극복의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지사실 문은 언제든 열려 있다"며 "도의회와 상의하고 실·국도 현안을 늘 협의하자"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도내 농경지 오염 관리를 위한 데이터 관리체계 구축과 경기북부 성장 촉진을 위한 기회발전특구 지정 추진 등 주요 도정 현안도 논의됐다.

수원=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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