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급락장에서 사들인 SK하이닉스 주식이 하루 만에 14억 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냈다. 미국 반도체주 급등에 외국인 매수세까지 몰리면서 SK하이닉가 상한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장내 매수했다. 종가(132만2000원) 기준으로 47억8564만 원 규모다.
최 회장이 개인 명의로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보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주가가 3거래일 연속 하락하자 전날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종가는 132만2000원이었다. 지난 16일 종가 184만2000원과 비교하면 약 2주 만에 28%가량 떨어진 상태였다. 평균 취득 단가는 당일 종가보다 다소 높았지만 다음날 주가가 급반등하면서 결과적으로 저점 부근에서 매수한 셈이 됐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이날 장 초반부터 시작된 급등세를 계속 유지하며 전날보다 30%(39만6000원) 상승한 171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1월 28일 이후 17년 6개월 만이다.
이날 주가가 급등하면서 최 회장이 전날 사들인 주식의 가치는 하루 만에 14억3352만원 늘어난 62억1916만원이 됐다.
최 회장의 매수 금액이 50억원에 조금 못 미친 점도 눈길을 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상장사 임원이나 주요 주주가 과거 6개월간 합산 거래 금액 50억원 이상을 매매할 경우 거래 시작 30일 전까지 계획을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SK그룹은 이에 대해 최 회장이 책임경영 의지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주식을 직접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반도체 산업과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최 회장이 주식 매입을 통해 변함 없는 성장성과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17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에서도 “주가는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며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계속 갖고 있는 게 재산 보전에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AI가 아직은 4살짜리 어린아이 수준이지만, 성인이 되려면 메모리가 쓰인다. 메모리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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