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들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 노조가 다음 달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글로벌 AI(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의 운명을 결정지을 중대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삼성의 파업 움직임에 대해 “글로벌 AI 패권 다툼이 절정에 달한 시점에 발생한 심각한 차질”이라고 규정했다. 삼성이 SK하이닉스 등에 내준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시기에 내부 결속력이 무너지는 것은 경쟁사들에 전략적 기회를 제공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노조 측의 인터뷰를 인용해 “평택 캠퍼스 생산량의 절반가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하며 이번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이미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심각한 ‘병목 현상’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특유의 ‘강성 노조 문화’가 기업의 위기 극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반도체 산업은 적기 공급이 생명”이라며 반복되는 노사 갈등이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로 하여금 삼성 이외의 대안을 찾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신화통신 역시 이번 파업이 이미 긴장 상태인 공급망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해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산업 전반에 연쇄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신들은 예정대로 18일간 파업이 진행될 경우 삼성전자가 입을 직접적인 영업 손실액을 약 2조~3조원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한 번 중단되면 다시 정상화하는 데 긴 시간이 드는 반도체 공정 특성상 실질적인 피해는 더 클 수 있다. 트렌드포스 등 시장조사 기관들도 “이번 파업은 과거의 부분 파업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메모리 가격 급등과 인도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결기대회르르 열고,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18일 동안 파업을 진행했을 때 설비 백업을 고려하면 최소 20조원에서 30조원 규모의 손실이 회사 측에 있을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현재 사측에 반도체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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