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밤버섯(Calocybe gambosa)은 대표적인 봄 버섯의 하나로 땅에 발생하며 색깔은 회백색이다. 밤이라는 말이 흔하고 친근해서 그런지 실제 여러 밤버섯이 존재하고 있다. 현재 검색 사이트에서 밤버섯이라는 버섯은 벚꽃버섯(Hygrophorus russula)을 비롯하여 뽕나무버섯(Armillaria mellea), 붉은덕다리버섯(Laetiporus sulphureus var. miniatus)이 있는데 진짜 밤버섯은 거의 찾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이맘때 죽은 소나무에 다닥다닥 발생하는 한입버섯이 소나무밤버섯이라 불리고 있어서 검색만으로는 도대체 밤버섯이 뭐가 뭔지 알기 어려운 지경이 되었으며 진짜 밤버섯이 가짜 밤버섯들에 밀리는 판이 되었다.
정식 이름의 밤버섯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정원, 과수원, 들판 등 부식토가 많은 토양에서 발생하며 갓 끝이 말려 있고 주름살이 버섯 대에서 떨어져 있으며 주름살 간격이 매우 촘촘한 게 특징이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잔설이 남아 있는 봄에 눈을 뚫고 발생한다는 뜻에서 유키와리(ユキワリ), 서양에서는 세인트 조지 축일인 4월23일경에 버섯이 돋는다고 하여 세인트 조지 버섯(St. George’s mushroom)이라 불린다.
▲ 오래된 정원에서 발생한 밤버섯.
덧붙이자면 세인트 조지는 로마의 병사로 순교하여 기독교의 성인 중 하나로 여러 나라에서 기념일을 정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축하한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세인트 조지 축일에 책을 사는 사람에게 장미꽃을 선물하던 전통과 1616년 셰익스피어·세르반테스가 동시에 사망한 날 등을 기리기 위해 유네스코는 1995년 4월23일을 ‘세계 책의 날’로 제정해 독서·출판을 장려하고 저작권을 보호하는 날로 정했다.
백과사전 하나에 모든 지식이 담겨 있는 것으로 생각하던 시대가 훌쩍 지나고 지금은 새로운 지식이 인터넷상에서 홍수를 이루고 있어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모르는 혼돈의 시대가 되었다. 인공지능 AI는 인터넷에 있는 지식정보, 그림, 사진, 음악을 싹쓸이해 가서는 자기 마음대로 책임 없는 지식을 생성해 낸다.
거짓이 진실을 속이는 이가난진(以假亂眞, 거짓이 진실을 어지럽히는 현상)의 세상에서는 정론을 펼치는 언론과 양심을 이야기하는 책, 그리고 개인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경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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