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사진=삼성전자
[인더스트리뉴스 문기수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시 대체근로 문제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등 공동투쟁본부가 오는 23일 평택집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쟁의행위를 예고한 가운데 사측이 일부 현장에서 협력업체를 통해 파업 공백을 메우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전삼노는 2일 이재용 회장, 전영현·노태문 대표이사 앞으로 공문을 발송하고, 불법 대체근로 모의 즉각 중단과 전사 가이드라인 하달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3일 밝혔다.
노조 측은 이날 공문을 통해 "최근 일부 현장에서 협력업체가 파업 공백을 메우기 위해 24시간 대응을 자처하고, 현장 관리자들이 이를 조율하는 등 위험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회사의 모호한 대응 방침으로 인해 관리자들이 의도치 않게 법을 위반하고, 개인적인 형사 처벌 등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상황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사측에 △모든 부서 및 관리자에게 '파업 기간 중 협력업체의 원청 업무 대행은 명백한 불법'임을 명시한 전사 가이드라인 즉시 배포 △관리자들이 불법적인 업무 지시나 대체근로 조율에 노출되지 않도록 명확한 업무 범위 지정 및 공표 △전 라인에서 협력업체와 원청 관리자 간 부적절한 업무 대행 논의 예방책 마련 등 세 가지 조치를 요구했다.
협력사 투입, 어디까지 허용되나...노사간 법적 쟁점으로 떠올라
이번 갈등의 핵심은 노동조합법 제43조의 해석이다. 해당 조항은 사용자가 쟁의행위 기간 중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해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대체하거나(제1항) △해당 업무를 도급·하도급 주는 행위(제2항)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노조 측이 제시한 법리 검토에 따르면, 협력사·계열사·도급사 등을 통해 투입되는 인원은 '사업과 관계없는 자'에 해당한다. 기존 계약 범위 내에서의 협력사 인력 투입은 가능하지만,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로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집단적 노사관계 매뉴얼(383쪽)은 "도급·하도급계약을 변경하여 기존 내용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업무로 확대하거나, 용역업체 근로자 등이 본래 수행하던 업무를 확장하여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에 대체하는 것은 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관련 행정해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고용노동부는 "재하청업체의 업무영역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를 수행케 하는 것은 노조법 제43조 제2항 위반"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노조 측은 최근 법원이 CJ대한통운 사례에서 원청이 투입한 직영기사조차 '사업과 관계없는 자'로 판단해 노조법 위반을 인정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삼성전자의 협력사 투입 역시 같은 맥락에서 위법 소지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판결에서 법원은 "CJ대한통운이 보낸 직영기사들은 파업이 일어난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원청 인력 투입도 노조법 위반으로 판시했다.
이는 대체근로 금지 규정이 형식이 아닌 실질을 기준으로 엄격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삼성전자 사측에도 상당한 법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협력사 인력 외에 파견근로자 투입 역시 이중 규제를 받는다.
파견근로자보호법 제16조 제1항은 "파견사업주는 쟁의행위 중인 사업장에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근로자를 파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어, 노조법과 파견법 양쪽에서 동시에 규제를 받는 구조다.
노조 "대체근로 강행시 법적 조치 불사… 삼성전자 대응 주목
전삼노는 공문에서 "공문 발송 이후에도 불법 대체근로 및 파업 방해 행위가 지속될 경우 즉각적인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삼노는 특히 "사측은 현장 구성원들을 범법 행위로 내모는 행위를 중단하고 성실히 교섭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파업 개시를 앞두고 노조가 선제적으로 법적 쟁점을 공론화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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