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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최고 성과급, 최고의 조직률 그리고 딜레마

완연한 봄이다. 노동현장에서는 기업별 노동조합들이 회사와 2026년 임금·단체교섭을 시작했다.

최고 성과급, 최고의 조직률 그리고 딜레마

▲ 이동철 한국노총 부천노동상담소 상담실장

완연한 봄이다. 노동현장에서는 기업별 노동조합들이 회사와 2026년 임금·단체교섭을 시작했다. 경기 지역의 다양한 사업장 노동조합 간부들을 상대로 2026년의 전반적인 노동시장의 상황과 노동법률 변화 상황, 그리고 이에 따른 노동조합의 대응 방향에 대해 교육하고 토론하는 시간들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시간에 단연 화제가 되는 이야기는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대기업의 성과급이다.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의 상한을 폐지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노동 현장에서는 역대급 임금인상을 예상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듯 호황을 맞이하는 기업은 소수다. 대다수 사업장 노동조합 간부들은 걱정이 앞선다. 일부 경영실적이 좋은 기업의 임금인상으로 해당 산업에서 조합원들의 전반적인 임금인상 기대치가 높아졌기에 회사를 상대로 조합원의 기대를 어떻게 충족시킬지 걱정이다.

일부 노동운동가들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성과급 상한 폐지 등 임금인상에 집중하는 투쟁이 경제적 조합주의의 전형이라 비판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미묘하게 결이 다른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노조의 성과급 폐지 요구가 노동운동의 기본원칙을 훼손했다는 평가가 인정받기 위해서는 전제가 하나 성립돼야 한다. 바로 정규직 노조가 임금인상을 양보했다면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의 실적으로 얻어낸 이윤을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공정하게 배분할 것이란 전제다. 자본이 그럴 것이라 기대하는 노동자는 거의 없다.

대기업으로 이익이 집중되는 원·하청 구조 속에서 정규직 대기업 원청 노조의 이기심만을 도덕적으로 자극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오히려 대기업이 막대한 이윤을 얻어내고도 구성원들과 그 배분에 있어 공정성이 빠져 왔던 과정이 빌미가 돼 노조를 통해 성과의 공정한 배분 요구가 폭증하고 있다. 공정한 성과 배분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며 순식간에 7만5천명 가까이 노조원을 늘려 과반수노조가 된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사례가 대표적이다.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기본권과 노동권에 대한 욕구도 표출되고 있다. 2030세대의 젊은 교사들 중심인 교사노조연맹은 교사의 권익 향상에 주력하며 2026년 현재 10만명 이상으로 조합원이 늘었다. 전교조와 교총을 제치고 대한민국 제1의 교사단체가 된 것이다.

이처럼 소속 조합원의 기본적 요구에 주력하며 사용자에 대한 성과 분배의 공정성 확보, 노동자에 대한 현장의 통제권을 회복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이들 공공부문과 민간 대기업 노조는 다시 막대한 조직력으로 노동조합운동에서 그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자기 목소리를 제대로 내는 능력 있는 노조로 비치며 많은 노조가 이들의 조직의 투쟁과 운영 방식에 주목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가 계속될지는 고민해 봐야 한다. 2023년 이후 노동조합의 조직률 통계를 보면 300명 이상 대기업과 교원의 노조 조직률이 30% 이상이며, 공무원과 공공부문은 노조 조직률이 70%에 가깝다. 300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노조 조직률은 대한민국의 노조 조직률 약 13%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 조직된 노조도 대기업과 공공부문에 비해 경영환경이 어려워 노사 간 교섭으로 물가인상과 경제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임금수준의 현실화를 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최저임금은 최근 3년간 인상률이 약 2.4%에 그친다.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으로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약 290만명이다. 지난해 대기업 비정규직 비율은 41% 수준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취약 노동자들의 삶이 이렇게 고단하면 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공무직 차별 철폐, 공정한 이윤의 배분을 주장하는 대기업 노조의 목소리는 배부른 투정으로 들릴 것이다. 그 간극을 좁힐 고민에 나서야 한다.

한국노총 부천노동상담소 상담실장 (leeseyh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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