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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점] 포용과 수익의 딜레마…금융권의 진심은

KB금융은 'KB스타더스'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 45개사를 선별해 협업·투자·글로벌 진출까지의 지원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KB국민행복 희망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인사업자대출 차주의 5% 초과 이자를 원금 상환으로 돌려...

[초점] 포용과 수익의 딜레마…금융권의 진심은

사진=연합뉴스

| 뉴스워치= 박수진 기자 | KB·신한·우리금융지주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차보고서(Form 20-F)에 정부의 생산적·포용 금융 정책에 대해 연체율 상승과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재해 논란이다. 이들 3개 금융지주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공시 규정 및 방식의 차이 때문"이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일각에선 포용과 수익 간 딜레마에 처한 금융권의 '진심'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3개 금융지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연차보고서를 제출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지난해 각 회사의 영업 실적, 이사회, 주요 주주 등과 함께 투자 위험 요인이 기재돼 있다.

논란은 이 투자 위험 요인의 기재 내용에서 시작했다. 이들 금융지주가 정부의 금융 정책 방향인 생산적·포용 금융과 관련해 경영성 위험 요인 중 하나로 명시한 것이다.

KB금융은 보고서에서 "지난 2025년 한국 정부는 저소득층 및 금융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포용적 금융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고객 부실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연체율 상승과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당사와 금융 산업에 어떤 새로운 규제가 부과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규제는 당사의 이익률을 감소시키고 운영 유연성을 제한하며 경쟁을 심화시켜 결과적으로 당사의 영업 실적 및 재무 상태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신한금융도 정부의 포용 금융 정책에 따라 연체율 상승과 자산 건전성 악화가 유발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자발적으로 정부의 장려책을 대출 심사 과정에서 고려할 수 있지만, 대출 승인 여부는 정부 정책과 무관하게 내부 신용 심사 절차 및 위험 관리 시스템에 따라 결정된다. 신한은행은 중소기업 및 저소득층에 대한 추가 대출을 제공하면서도 대출 심사 및 사후 관리를 강화해 부실 대출 발생을 줄이고자 하고 있다"면서도 "조치가 부실 대출을 방어할 수 있다고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우리금융 또한 정부가 정책적으로 은행들이 특정 산업·취약계층 차주에 대한 대출을 늘릴 것을 주문했음을 짚었다. 이어 "향후 한국 정부는 정책적인 차원에서 특정 부문에 대한 투자 또는 금융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이러한 요청이 당사의 전략과 일치하는 경우도 있으나 향후 5년간 최대 7조원 규모 포용 금융 투자 계획과 같이 본래 지원하지 않았을 부문에 대한 금융 지원까지 요구되며 의도치 않은 비용이나 손실을 부담하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미지=제미나이 생성

이와 관련, 이들 금융지주가 국내 공시에는 전하지 않은 내용을 해외 투자자에게만 제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금융지주가 국내에서는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해외에서 드러낸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3개 금융지주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규정 및 공시 방식 차이일 뿐"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미국 연차보고서의 경우 SEC의 공시 규정 및 투자자 보호 원칙에 따라 작성되며, '잠재적 위험요인과 불확실성'까지 폭넓게 기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는 특정 투자자에게 추가 정보를 제공하거나 국내 투자자를 차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미국 증권법상 요구되는 '완전 정보공개(Full Disclosure)' 및 소송 등 법적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공시 방식의 차이 때문일 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도 원문 및 국문 번역 형태로 공시되고 있어 국내 투자자도 동일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미국 공시는 투자자 보호와 발행사의 법적 책임 방어를 위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포괄적으로 적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가계대출 규제 변화 가능성, AI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 영향 등 다양한 잠재 위험요인과 불확실성도 함께 포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 금융지주는 정부의 생산적·포용금융 정책에 공감하며 핵심 경영 방향 중 하나로 삼고 있다. 또한 정부의 정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도 내부 리스크 평가와 시스템 관리를 통해 건전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향후에도 국내외 규제 요구사항과 투자자 보호 원칙에 따라 적정한 공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지=제미나이 생성

실제로 금융지주 3사는 생산적·포용 금융 지원을 확대하며 관련 정책 방향에 발맞추고 있다.

KB금융은 'KB스타더스'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 45개사를 선별해 협업·투자·글로벌 진출까지의 지원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KB국민행복 희망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인사업자대출 차주의 5% 초과 이자를 원금 상환으로 돌려 대출 부담을 낮추고자 했으며, 1분기 간 3068억원 규모의 민간중금리대출을 공급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선구안 팀'을 출범하면서 산업 생태계 전반을 분석하고 선제적으로 지원하며 '생산적 금융' 체계로 전면 전환할 것을 제시했다. 신한은행은 신용보증기금과의 협약을 통해 비수도권 기업 대상 1230억 규모 보증 공급에 나서며 지역 산업의 성장으로 돕겠다고 알렸다.

우리금융은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중소기업 금융 부담 완화와 실물경제 안정화를 위해 24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진행했다. 또 두산 그룹과 손잡고 에너지, 스마트머신, 반도체 및 첨단소재 등 미래전략산업 생태계 발전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수익성 및 건전성 관리 필요성을 제기하지만, 금융권은 외형 성장보다는 정책 기조에 동참하며 안정적 관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은) 상환능력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바탕으로 공급 중이며, 내부 신용평가와 한도 관리 등을 통해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금융지원과 리스크 관리 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수진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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