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 뉴스워치= 김재창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말은 ‘꿈꾸는 자만이 자유로울 수 있다’이다. 그는 돈에 대해서도 남다른 철학을 갖고 있는데, “(돈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라고 정의했다. 돈을 단순한 축적의 대상이 아니라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단으로 본 것이다.
얼핏 들으면 유복한 집안 출신의 얘기처럼 들리지만 김 창업주의 어린 시절은 풍요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1966년 전남 담양에서 2남3녀 중 맏아들로 태어났는데, 한때 할머니를 포함해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서 지낼 만큼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담양에서 서울로 올라오기 전 그의 아버지는 막노동과 목공일, 어머니는 식당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난 속에서 과외로 학비를 벌며 서울대 산업공학과(86학번)를 졸업한 그는 1992년 삼성SDS에 입사했다. 이후 1999년 게임회사 한게임을 창업하며 IT 벤처 업계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는 창업 자금을 모으기 위해 직접 PC방을 열기도 했는데, 그 PC방에서 손님을 받으면서 한게임 서비스를 테스트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만든 주인공이자 대한민국 IT 산업의 성공 신화로 유명한 김 창업주지만 카카오가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5개 법인의 파업 찬반투표가 모두 가결되면서 카카오 창립 이후 첫 파업이라는 ‘먹구름’을 만났기 때문이다. 본사를 제외한 계열사 4곳은 이미 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이며 카카오 본사는 오는 27일 오후 3시 2차 조정을 앞두고 있다. 이 조정이 불발돼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질 경우 그룹 전체가 참여하는 총파업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AI)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이번 파업이 본격화할 경우 AI 고도화 및 신사업 추진 등 핵심 사업 전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산정 기준인데 연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삼을지, 별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삼을지에 따라 지급 규모와 부담주체가 달라지게 된다.
김 창업주가 풀어야 할 또 다른 숙제는 본인의 ‘사법 리스크’다.
지난 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4-1부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 조종’ 혐의로 기소된 김 창업주 등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향후 재판 일정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6월24일 항소심 첫 공판기일이 시작된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시세 조종의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김 창업주와 카카오 측에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창업주를 비롯한 카카오 경영진이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였던 하이브를 견제할 목적으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항소심을 제기했다.
김 창업주는 대범하고 소탈하며, 승부사 기질을 갖고 있어 결정적 순간 판단이 빠르고 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립 이후 초유의 첫 파업과 본인의 오너 리스크라는 난관 앞에서 어떤 ‘카드’를 준비하고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김재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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