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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점] 잊혀질만하면 터지는 은행 금융사고, 뭐가 문제인가?

은행권은 그동안 내부통제 매뉴얼 정비, 인공지능(AI) 기반 모니터링 확대, 성과보상체계(KPI)에 소비자보호 지표 반영,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 등의 내부통제 장치를 강화해 왔다. 그러나 은행권 내부통제...

[초점] 잊혀질만하면 터지는 은행 금융사고, 뭐가 문제인가?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금융사고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도 10억원 이상 공시대상 금융사고가 2건이나 발행하면서 또 다시 내부통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금융사고 성격이 내부 횡령에서 공공기관 사칭 등 외부 기망형 사기 및 소액·다빈도 거래로 변모하기 때문에 내부통제 시스템 역시 보다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대 시중은행에서 10억원 이상의 공시대상 사고는 2건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3일 공시를 통해 21억2446만원 규모의 외부 사기 사고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민사재판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담보 소유권 이전 무효가 뒤늦게 적발된 사례다.

이어 같은 달 27일 하나은행은 약 39억9994만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담보물 소유권 분쟁 사실을 숨긴 차주가 대출을 받은 전형적인 '기망형 사기'다.

두 사고 모두 담보 권리관계와 관련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대출 실행 단계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한은행은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유사 징후를 조기에 식별할 수 있도록 점검 프로세스와 사후 모니터링 체계를 재점검 중이다.

하나은행은 이번 금융사고와 관련해 담보 확인 절차 및 매출 증빙 서류에 대한 교차 검증 프로세스를 대폭 강화하는 등 내부통제 시스템을 보완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도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작년부터 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 등을 시행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지난해 금융사고는 공시가 도입된 지난 2014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책무구조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해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금융사고는 총 123건으로, 전년(86건) 대비 약 43% 늘었다.

특히 은행권에서 가장 빠르게 책무구조도를 도입한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공시된 금융사고 5건 가운데 4건이 제도 도입 이후 발생했다. 책무구조도는 사후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인 만큼 실질적인 예방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금융사고 유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내부 횡령 중심이던 사고는 최근 외부인에 의한 사기와 소액 사고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사기 건수는 2024년 21건에서 2025년 67건으로 1년 새 3배 이상 증가했다. 10억원 미만 소액 사고는 95건으로 전체의 약 7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금융사고를 낸 하나은행의 경우 외부인에 의한 사기 비중이 약 79%에 달했고, 소액 사고도 9건에서 27건으로 3배 늘었다.

이런 변화는 기존 내부통제 체계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은 그동안 내부통제 매뉴얼 정비, 인공지능(AI) 기반 모니터링 확대, 성과보상체계(KPI)에 소비자보호 지표 반영,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 등의  내부통제 장치를 강화해 왔다.

그러나 은행권 내부통제 체계가 대형 사고와 횡령 리스크 위주로 운영되면서 외부 정보 비대칭을 활용한 사기나 창구 단위 소액 거래를 사전에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금융사고가 주로 내부 횡령 형태였지만, 최근에는 전세대출 사기 등 외부인에 의한 기망형 사기가 늘고 있다"며 "내부통제가 강화되면서 전통적인 횡령은 줄었지만, 외부 사기는 완전한 차단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 지배구조 개선안에 포함하려고 검토 중인 클로백(clawback) 제도 역시 금융사고 발생 시 임직원 성과급을 환수하는 식으로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인 만큼 사전 예방 수단으로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사전 통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담보 권리관계 검증을 고도화하고 외부 데이터 연계를 통해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한편, 거래 단계별 이상 징후 탐지와 소액 거래 모니터링을 정교화하는 '현장형 내부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은행 입장에선 최근 금융사고 증가에 대해 내부통제 미흡이라기보다 오히려 통제 시스템이 엄격히 적용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고 건수 증가를 실제 사고 발생 자체의 증가만으로 보기보다는 내부 점검 강화와 보고 기준의 엄정한 적용이 함께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과거보다 작은 규모의 이상거래나 잠재 리스크 징후도 보다 엄격하게 식별·보고하는 체계에 따라 보고 건수가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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