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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점] 독립운동가 후손 곽동신, '사업보국'으로 한미반도체 키워

1위는 누구나 예상하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었는데, 이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호황으로 자산이 216억달러(한화 약 32조원)로 늘어나며 한국부호 1위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초점] 독립운동가 후손 곽동신, '사업보국'으로 한미반도체 키워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 사진=한미반도체 제공

| 뉴스워치= 김재창 기자 |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한국 50대 부호 2026’을 보면 의미 있는 변화가 눈에 띈다. 1위는 누구나 예상하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었는데, 이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호황으로 자산이 216억달러(한화 약 32조원)로 늘어나며 한국부호 1위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자산증가율을 기록한 인물은 한미반도체 곽동신 회장이었다. 곽 회장의 자산은 57억달러(한화 약 8조4300억원)로 전년보다 4배 이상 늘었다. 한미반도체 주가 상승이 자산 급증으로 이어졌는데, 곽 회장은 지난해 22위에서 올해 11위로 순위도 껑충 뛰었다.

인공지능(AI) 시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한미반도체는 HBM의 핵심 장비인 TC본더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HBM을 만들기 위해서는 D램을 수직으로 쌓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각 칩을 고온·고압으로 정밀하게 붙여주는 핵심 장비다.

한미반도체는 바로 이 TC본더 시장 점유율 71%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으로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TC본더가 없다면 이들 기업도  AI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다. 한미반도체의 묵직한 존재감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한미반도체의 역사는 지난 1980년 설립된 ‘한미금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미금형은 곽 회장의 선친이자 지난 2023년 작고한 고 곽노권 창업주가 설립한 반도체 장비기업으로 한미반도체의 전신이다.

‘나는 국가 발전에 공헌하고 노력을 통해 행복과 번영을 추구한다’는 사업보국의 경영철학을 가졌던 곽노권 창업주는 1966년 모토로라코리아에 입사하면서 반도체에 눈을 뜨게 된다.

당시만 해도 한국의 반도체 시장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미국과 일본에서 장비를 수입해 조립만 하는 한국 반도체 시장의 현실을 개탄한 곽 창업주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독자적인 반도체 장비를 직접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로 한미금형을 설립하게 된다.

구한말 의병운동에 참여했던 곽한소 선생이 곽 창업주의 조부인데, 한미금형의 설립에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 뼛속에 각인된 애국의식도 밑거름이 된 것으로 보인다.

곽 회장은 1998년 스물다섯 나이에 아버지가 설립한 회사에 입사해 2007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는 이때부터 사실상 회사의 경영을 이끌기 시작했는데 아버지가 작고한 이듬해인 2024년 12월 지금의 회장 자리에 올랐다.

창업주의 아들이자 ‘2세 경영인’이라는 꼬리표가 곽 회장에게 붙어있지만 곽 회장은 오직 실적으로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매출 5766억원, 영업이익 2513억원을 올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엔 매출 8010억원, 영업이익 40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8년 당시 한미반도체의 주가는 약 1400원대에 시가총액도 17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4월14일 현재 주가는 28만3000원에, 시총은 무려 27조210억원에 달한다. 주가는 200배가량 뛰었고, 시총도 170배 이상 급증했다.

TC본더에 대한 곽 회장의 애정도 남다른 것으로 알렸다. 한미반도체의 핵심 제품일뿐 아니라 곽 회장 자신이 이 부문을 키워낸 주역이기 때문이다. 그는 1998년 한미반도체에 합류한 이후 아버지로부터 경영수업을 받다 TC본더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곽 회장은 매사에 적극적이고 의욕적인 스타일”이라며 “적극적인 사업확대 의지와 공격적인 투자로 한미반도체를 글로벌 1위 기업으로 키워낸 그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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