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 최문수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모바일 기기의 출고가를 전격 인상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의한 반도체 가격 폭등으로 원가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른 결과다. 이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노동조합(이하 노조)의 파업 강행과 이를 둘러싼 직원 간 ‘노노(勞勞) 갈등’이 격화되면서, 경영 불확실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분위기다.
# 미국發 가격 인상 현실화…원가 압박 ‘임계점’ 도달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IT 매체 폰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갤럭시 Z 플립7과 갤럭시 S25 시리즈, 갤럭시 탭 S11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구체적으로 갤럭시 Z 플립7(512GB) 모델은 기존 1220달러에서 1300달러로 80달러 인상됐다. 갤럭시 S25 엣지와 FE 모델 역시 각각 80달러, 40달러씩 올렸다. 태블릿 PC인 갤럭시 탭 S11 시리즈의 인상 폭은 더 큰데, 기본 모델은 100달러, 울트라 1TB 모델은 기존보다 280달러 오른 1900달러에 책정됐다.
이번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에 의한 ‘칩플레이션’이 지목된다. 시장조사업체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50%, 90% 급등했다. 완성품 부문이 감내할 수 있는 원가 비중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달 초 국내에서도 갤럭시 Z 폴드7과 플립7 등 기존 제품의 출고가를 기습 인상한 바 있다. 신제품 출시 전 기존 모델의 가격을 올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비용 전이가 절박했다는 걸 시사한다.
# 파업 기로에 깊어지는 내부 균열
대외적인 비용 압박 속에서 내부 노동 리스크는 설상가상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이후 쟁의권을 확보하며 파업 돌입을 예고하고 나섰다. 노조는 임금 인상률 조정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사측을 강하게 압박 중이다.
문제는 실제 파업 실행 여부를 두고 직원들 사이의 시각차가 뚜렷해지며, ‘노노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실적 회복이 최우선 과제인 상황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시장 주도권 탈환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생산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는 파업은 부적절하다는 비판 여론이 고개 들고 있다.
# 대내외 악재에 고심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이 올여름 출시 예정인 갤럭시 Z 폴드8·플립8 등 신제품의 가격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본다. 일각에서 차세대 폴더블폰의 고용량 모델 가격이 기존보다 상향 조정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는 이유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대내외 악재의 복합 작용이다. 원가 상승에 의한 가격 인상이 소비자 이탈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실제 파업이 현실화돼 공급망 불안정성까지 겹칠 경우 글로벌 시장 점유율 방어에 치명적일 수 있어서다. 경쟁사인 애플 역시 가격 인상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전자는 내부 갈등이라는 추가적인 리스크를 안고 싸워야 하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제품 가격 조정과 노조 협상 상황에 대해 신중한 태도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원가 상승이라는 대외 악재와 사상 첫 파업 위기라는 대내 리스크가 동시에 분출되는 현재를, 삼성전자의 미래 경쟁력을 가를 분수령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