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주거 시장이 건강과 안전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시니어 주택뿐 아니라 일반 분양 아파트까지 고령층의 생활 편의와 의료 접근성을 고려한 설계와 서비스 도입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3%로 처음 20%를 넘어섰다. 기대여명도 21.5년에 달해 은퇴 이후 장기간 거주할 주거 환경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가구 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다. 2024년 기준 1인 가구는 804만5천 가구로 전체의 36.1%를 차지했으며, 70세 이상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 1인 가구 비중은 39.9%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도심에서 장기간 거주하는 고령층이 늘면서 주거 상품도 단순한 고급화에서 벗어나 생활 지속성과 건강 관리 중심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주거 공간 내 안전 문제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낙상 사고의 43.6%가 집 안에서 발생하며, 70세 이상 낙상 환자 비중은 10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단차 설계, 안전 손잡이, 야간 조명 등 사고 예방 중심 설계가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함께 고령층의 의료비 지출도 증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1인당 연간 진료비는 530만6천 원, 본인부담금은 125만2천 원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건강 관리 기능을 주거에 결합한 상품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헬스케어와 결합한 주거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서울 한남동의 한 시니어 레지던스는 무단차 설계와 안전 장치뿐 아니라 24시간 헬스케어 서비스, 병원 연계 시스템 등을 도입해 의료 접근성을 강화했다. 주요 상급종합병원과의 접근성도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일반 아파트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대구, 대전, 경기 시흥 등 신규 분양 단지에서는 헬스케어 라운지, 비대면 진료, AI 기반 건강관리 시스템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니어 주거 수요는 화려한 커뮤니티 시설보다 실제 생활의 불편을 줄이는 설계에 더 주목하고 있다”며 “건강과 안전을 고려한 주거 환경이 향후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박한용 기자 qkrgks77@gpkore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