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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청소년 사이버도박, 조기 발견이 중요합니다

청소년 사이버도박, 조기 발견이 중요합니다 김예린 전북경찰청 홍보계 경사 새 학기가 시작된 뒤 아이가 평소보다 용돈을 자주 요구한다면 단순히 씀씀이가 커졌다고 넘길 일만은 아니다... 용돈을 자주 요구하면서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반복해 돈을 보내는 경우, 스포츠 경기 결과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

청소년 사이버도박, 조기 발견이 중요합니다

김예린  전북경찰청 홍보계 경사

새 학기가 시작된 뒤 아이가 평소보다 용돈을 자주 요구한다면 단순히 씀씀이가 커졌다고 넘길 일만은 아니다. 최근 발표된 경찰청의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운영 결과’를 보면 도박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그리고 어린 나이부터 시작되고 있다.

지난 5월18일부터 8월까지 운영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에 전국에서 1,777명이 신고했다. 평균 연령은 15.5세였고, 평균적으로 10개월 동안 도박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도박금액도 300만 원에 달했다.

청소년이 도박에 접근하는 과정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별도의 장소를 찾아갈 필요도, 처음부터 큰돈을 걸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으로 접속할 수 있고 규칙도 어렵지 않다. 실제 신고 청소년이 이용한 도박 유형의 95.9%는 슬롯이나 바카라 등 카지노 게임이었다. 게임과 비슷한 화면과 방식 때문에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반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더 걱정되는 것은 도박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잃은 돈을 되찾기 위해 다시 돈을 걸고, 가진 돈이 떨어지면 다른 곳에서 자금을 마련하려 한다. 이번 자진신고 과정에서도 도박자금을 마련하려고 불법 대출을 이용한 뒤 고금리와 상환 독촉, 가족이나 친구를 상대로 한 협박 피해를 입은 사례가 확인됐다. 청소년 도박을 초기에 발견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아이의 휴대전화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해답은 아니다. 평소와 달라진 모습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용돈을 자주 요구하면서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반복해 돈을 보내는 경우, 스포츠 경기 결과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 개인 물품을 갑자기 자주 중고로 판매하거나 휴대전화 화면을 유난히 감추는 행동도 평소와 다르다면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때 가장 피해야 할 것은 다그치는 것이다. “도박했어?”, “돈을 어디에 썼어?”라고 몰아세우면 아이가 문제를 더 숨길 수도 있다. 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요즘 힘든 일이 있는지, 돈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놓인 것은 아닌지 차분히 물어보는 것이 먼저다. 문제가 커지기 전에 사실을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자진신고 결과에서 눈여겨볼 부분도 있다. 신고자 1,777명 가운데 1,501명, 84.5%가 청소년 본인의 신고였다. 부모나 교사에게 적발돼서가 아니라 스스로 도박을 멈추기 위해 도움을 요청한 청소년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경찰도 자진신고한 청소년을 무조건 처벌하기보다 선도와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학교전담경찰관과 전문상담사가 도박 문제의 정도를 살핀 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전문기관의 상담·치유프로그램으로 연계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스마트폰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것만으로 청소년 사이버도박을 막기는 어렵다. 아이들이 어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지 미리 알려주고, 문제가 생겼을 때 숨기지 않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새 학기, 아이가 전보다 돈을 자주 찾거나 휴대전화 사용 모습이 달라졌다면 한 번쯤 관심 있게 살펴보자. 작은 변화를 먼저 알아차리고 말을 건네는 것. 청소년 사이버도박을 막기 위해 가정과 학교에서 시작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예방일 것이다.

김예린 <전북경찰청 홍보계 경사>

김예린 전북경찰청 홍보계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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