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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청년 광장서 극우 무대로…부정선거론이 삼킨 ‘올공 시위’ 147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봉쇄됐던 6·3 지방선거 서울 송파구 투표용지들이 29일 이태한 특별검사팀의 공개검증 뒤 반출되면서, 147일째 이어진 올림픽공원 시위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청년 광장서 극우 무대로…부정선거론이 삼킨 ‘올공 시위’ 147일

29일 아침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앞에서 한 시위참여자가 대형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허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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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봉쇄됐던 6·3 지방선거 서울 송파구 투표용지들이 29일 이태한 특별검사팀의 공개검증 뒤 반출되면서, 147일째 이어진 올림픽공원 시위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6월5일 시작된 이른바 ‘올공 시위’는 부실 선거를 규탄하는 청년들이 모여들며 새로운 정치적 공간으로 주목받았으나, 점차 기성 정치 세력과 음모론적 담론에 침식되며 부정선거론자들의 구심점으로 변질된 채 해산 수순에 들어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올림픽공원에 보관돼 있던 투표용지 247만장 가운데 특검팀 검증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대부분의 투표용지를 수도권 소재 한 창고로 이송했다. 투표용지 상자 420여개 중 참관인의 이의 제기로 추가 확인이 필요해 이송 대상에서 제외된 13개 상자는, 특검팀이 별도로 이송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정밀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투표용지 반출이 완료되면서 지난 6월5일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이 옮겨진 이후 이어진 올림픽공원 일대 점거 농성도 끝날 전망이다. 전날 1천명 넘는 인원이 몰렸던 올림픽공원에는 이날 20~30명 정도의 인원만 남아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치며 대형 태극기를 흔들거나, 특검과 선관위에 울분을 터뜨렸다.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는 “이제 여기를 지켜야 할 명분이 없어졌다”며 “선관위 특검 앞이나 국회의사당, 청와대 앞에서 부정선거 척결을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며 올림픽공원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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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공 시위’는 6·3 지방선거 당일 빚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촉발됐다. 초기 집회는 선거 과정의 절차적 하자를 비판하는 20~30대 청년층이 주도했다. 집회 첫 주에는 기존 ‘아스팔트 보수’와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 도드라졌다. 실제 성조기 반입과 ‘부정선거’ 구호 사용을 자제하고, 태극기만을 든 채 ‘재선거’를 외치자는 자제령이 공유되기도 했다. 선거 관리 부실과 참정권 문제라는 본래 시위 취지에 집중하고 외연을 확장하자는 의도에서였다. 올공 시위는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가족 또는 또래들과 시간을 보내는 장소이기도 했다. 주말 현장에는 유모차를 끄는 젊은 부부 등 가족 단위 참가자나 데이트하는 커플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초기 참여자 상당수는 기존 정치권에 무관심했으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치에 관심이 높아진 이른바 ‘올공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참정권 침해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며 특정 정치 세력에 귀속된다는 규정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기존 정치권의 도식적 분류에 들어맞지 않는 다양한 세대가 참여하며 시위 성격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종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초반에는 자발적 성격의 시민운동으로서 선거 시스템의 문제점을 건강한 방식으로 공론화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있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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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발적 결사가 지닌 한계와 집회 장기화가 맞물리면서, 기성 보수단체와 정치인, 유튜버가 대거 유입되기 시작했다. ‘재선거’ 구호는 점차 ‘부정선거’와 ‘윤 어게인’ 같은 극우적 이념 코드로 대체됐고, 현장 분위기도 급격히 과격화됐다. 질서 유지에 나선 경찰관에게 침을 뱉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사건도 잇따랐다.

핸드볼경기장 장기 봉쇄는 문화·체육계의 막대한 피해로 번졌다. 대한핸드볼협회와 대한펜싱협회 등 경기장 내에 입주한 9개 종목 단체는 사무실 출입이 전면 차단되면서 국가대표 수당 지급, 직원 급여 처리, 전국대회 준비 등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결국 입주 체육단체들은 지난 9월8일 경찰 협조를 받아 사무실에 진입해, 업무에 필수적인 전산 장비와 물품을 꺼냈다. 사회적 피로감이 누적되자 농성 참가자는 점차 줄어들었고, 지난 28일 특검팀이 공개검증에 착수할 당시 남아 있던 인원은 200명 남짓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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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뒤따른 올공 시위가 남긴 후유증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공 시위 직후인 지난 7월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18~29살 청년층의 53%가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응답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공정성 가치에 민감한 청년층에서 선거 관리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김종우 교수는 “무너진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려면 오랜 노력이 축적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책임자들에 대한) 단순한 처벌을 넘어 선관위 감시·감사 체계 개편과 제도 개선이 종합적으로 맞물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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