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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천자만필] 호르무즈 봉쇄, 한국의 생존 전략은?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산업 역시 글로벌 수요 위축과 공급망 불안이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한다. 특히 중동 플랜트와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기업들은 현지 리스크까지 떠안게 된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정부의 대응은...

[천자만필] 호르무즈 봉쇄, 한국의 생존 전략은?

곽준엽 시사유튜버(대한민국 청아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은 사실상 전면전 문턱에 들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8시간 내 해협을 열지 않으면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겠다”고 경고했고, 이에 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와 미 연계 시설 공격을 공언했다. 실제로 유가는 급등하고 해협 봉쇄 가능성이 현실화되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이미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 사태는 한국에 단순한 국제 뉴스가 아니다. 한국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은 중동에 집중돼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은 그 핵심 통로다. 이곳이 막히면 원유 수급 차질은 불가피하고, 단기간 내 대체도 쉽지 않다. 유가 급등은 곧바로 물가 상승과 산업 비용 증가로 이어지며, 국민 경제 전반에 부담을 전가한다.

외교적 딜레마는 더욱 심각하다. 한국은 한미동맹이라는 안보 축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중동 국가들과의 에너지·건설 협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군사적 참여나 지원을 요구할 경우, 한국은 동맹과 국익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이란 역시 미국과 협력하는 국가를 잠재적 공격 대상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한국 기업과 국민의 안전 문제까지 직결될 수 있다.

산업계의 충격도 불가피하다. 정유·석유화학 업종은 원가 부담이 급증하고, 해운·항공은 보험료와 운임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는다.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산업 역시 글로벌 수요 위축과 공급망 불안이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한다. 특히 중동 플랜트와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기업들은 현지 리스크까지 떠안게 된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정부의 대응은 보다 현실적이고 단호해야 한다. 첫째, 에너지 안보를 국가 핵심 전략으로 재정의하고, 원유 수입선을 미국·아프리카 등으로 과감히 다변화해야 한다. 둘째, 전략 비축유 확대와 민간 비축 체계 강화를 통해 단기 충격을 흡수할 능력을 키워야 한다. 셋째, 한미동맹은 유지하되 군사적 개입은 철저히 국익 중심으로 판단하는 ‘조건부 협력’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핵심 산업 보호를 위한 세제·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공급망 재편을 서둘러야 한다.

국제 질서가 요동치는 시기일수록 감정이 아닌 힘과 이익의 논리가 지배한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명분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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