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DX부문 외부 AI 서비스 오픈
글로벌 트렌드 대응·비즈니스 혁신
2030년 AI 자율공장 전환 속도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
가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임직원들의 업무망에 오픈AI의 챗GPT를 비롯한 외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의 빗장을 전면 해제한다.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Samsung Gauss)와 글로벌 빅테크의 최신 AI를 동시에 활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기획부터 마케팅에 이르는 전사적 업무 생산성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6월 중 DX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글로벌 빅테크의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공식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사내 보안 규정상 제한적으로만 허용됐던 챗GPT, 구글 제미나이, 앤스로픽 클로드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형언어모델(LLM)들을 실무 현장에 직접 투입하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글로벌 시장에서 촉발된 AI 속도전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본을 투입해 고도화한 외부 AI의 방대한 데이터 분석력과 다국어 처리 능력 등을 적극 흡수해 업무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신제품과 서비스 기획을 위한 시장 트렌드 도출 △다국어 기반의 글로벌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방대한 고객 데이터 정밀 분석 등에 외부 AI가 전면 배치될 예정이다.
이는 올해 초부터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이 거듭 강조해 온 AI 전환(AX) 비전의 연장선상에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AX는 단순한 도구 도입이 아닌 우리의 생각과 업무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이라며 “AI를 활용해 일하는 방식과 사고까지 혁신함으로써 업무 속도와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전자는 실제 최근 진행된 올 실적 컨퍼런스콜 등에서도 조직 전반의 ‘AI 내재화’를 거듭 강조했다. 사내 업무 프로세스의 AI 전환이 곧 원가 절감과 제품 혁신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치열한 글로벌 테크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펀더멘털이 된다는 논리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가전의 하드웨어 스펙 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임직원의 업무 효율을 극대화해 창의적인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기획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기업의 최대 골칫거리였던 기밀 유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치밀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두 달간 다양한 직무에 포진된 임직원 2500명을 대상으로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3종에 대한 현장 검증(PoC)을 진행했다.
각 부서의 실무자들이 직접 AI를 업무에 적용해 보며 활용성과 현장 체감도를 철저히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보안 문제와 관련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세웠다. 외부 AI 사용을 희망하는 임직원은 사내 보안 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만 접근 권한을 부여받는 통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혁신을 수용하되 기업의 핵심 자산인 정보 보안은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전방위적 AX는 사무 공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핵심 경쟁력의 원천인 제조 현장 역시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모든 생산 기지를 AI 자율공장(AI Driven Factory)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자재 입고부터 조립, 출하에 이르는 전 공정에 가상공간을 활용한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을 도입하고 현장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품질과 물류를 통제하는 AI 에이전트를 배치하는 식이다.
단순 반복 작업을 수행하던 기존의 로봇을 넘어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휴머노이드형 제조 로봇의 단계적 투입도 준비 중이다. 생산 설비를 총괄하는 오퍼레이팅봇, 최적의 동선을 계산하는 물류봇, 초정밀 조립을 수행하는 조립봇이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미래형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외부 생성형 AI의 전면 도입으로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지적 노동을 혁신하는 AI 기반 기업(AI Driven Company)과 제조 현장을 혁신하는 AI 자율공장이라는 두 개의 축을 완성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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