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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창업 전 알았다면 좋았을 다섯 가지

박춘화 꾸까(kukka) 대표 일상에서도 꽃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2014년 플라워 테크 스타트업 꾸까를 설립했다. 꾸까는 핀란드어로 '꽃'이라는 뜻이다. 고려대 산업공학과 졸업 후 아모레퍼시픽과 독일계 IT...

창업 전 알았다면 좋았을 다섯 가지

누구도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 창업은 배우면서 돈을 잃는 게임이다. 그래서 미리 알고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종종 묻는다. “창업하려면 뭘 준비해야 하나요?”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에 공을 들이더라도 정작 창업 후에 맞닥뜨리는 현실은 준비물 리스트의 저 멀리 있는 경우가 많다. 2014년, 500만원과 아이디어 하나로 꾸까를 시작했다. 그때 미리 알았더라면 조금은 더 적게 실패했을 것들이 있다. 누군가는 나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며 다섯 가지를 적어본다.

첫째, 투자금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소진된다. 10억을 받든 50억을 받든 200억을 받든 금액의 크기와 상관없이 투자금은 대개 1~2년 내에 소진된다. 확보한 자금이 3년, 5년을 버텨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단기간에 사라진다. 나뿐 아니라 대부분의 창업가가 같은 경험을 한다. 투자금은 쓰는 순간부터 통장이 놀라운 속도로 비어간다. 계획한 금액의 두 배를 쓴다고 가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돈이 떨어진 다음에 그 속도를 체감하면 이미 늦다.

둘째, 고객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떠난다. 첫 고객이 두 달 뒤 아무 말 없이 꽃 구독을 해지했다. 그때 처음 알았다. 고객을 유치하는 것과 붙잡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라는 것을. 고객은 경험이 조금만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더 좋은 대안이 생기면 바로 떠난다. 유지율(Retention)은 창업 초기부터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숫자다. 새 고객을 데려오는 비용보다 기존 고객이 떠나지 않게 하는 비용이 훨씬 적다는 것을 대부분 놓친다.

셋째, 돈을 쓰는 마케팅은 대부분 실패한다. 유튜브 광고, 인플루언서 협찬, 팝업 이벤트의 결과는 대부분 기대에 못 미쳤다. 브랜드도 신뢰도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집행하는 광고는 물 위에 잉크를 붓는 것과 같다. 반면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고객 후기 하나, 진심이 담긴 SNS 포스팅 하나였다. 마케팅 예산이 있다면 광고보다 먼저 상품과 고객 경험에 써야 한다. 감동한 고객이 알아서 입소문을 퍼뜨리는 구조, 그것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마케팅이다.

넷째, 운영은 지옥의 과정이고, 바로 거기에 진짜 경쟁력이 쌓인다. 하루하루는 전략이 아니라 운영으로 채워진다. 꽃이 제때 들어왔는지, 배송이 정시에 나갔는지 등 반복적이고 지루한 이 과정이 사실은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좋은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매일 흔들리지 않고 실행하는 조직은 드물다. 운영이 지옥처럼 느껴지는 그 순간이, 경쟁자들이 포기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다섯째, 직원은 자율적일 때 더 큰 책임감을 갖는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통제하려 했다. 결과는 반대였다. 직원들은 스스로 판단하지 않으려 했고, 나는 혼자 더 많은 것을 감당해야 했다. 팀원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주자 달라졌다. 지시를 기다리는 대신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율은 방임이 아니라 믿는다는 신호다. 그 신호를 받은 사람은 스스로를 증명하려 한다.

창업은 직접 부딪히며 배운다. 그래도 미리 알고 시작하면 같은 실수를 조금은 덜 반복할 수 있다. 이 다섯 가지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박춘화 꾸까(kukka) 대표

일상에서도 꽃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2014년 플라워 테크 스타트업 꾸까를 설립했다. 꾸까는 핀란드어로 ‘꽃’이라는 뜻이다. 고려대 산업공학과 졸업 후 아모레퍼시픽과 독일계 IT 인큐베이터 기업 로켓인터넷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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