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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차한잔/ 손 안의 만능 해결사, '교차 검증'이 필요한 이유

[동양일보 조창희 기자] ▲ 이민지 청주시 상당구 세무과 주무관 바야흐로 인공지능(AI)의 시대가 도래했다. 챗GPT, 제미나이를 비롯한 생성형 AI 모델들은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다.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차한잔/ 손 안의 만능 해결사, '교차 검증'이 필요한 이유

▲ 이민지 청주시 상당구 세무과 주무관

바야흐로 인공지능(AI)의 시대가 도래했다. 챗GPT, 제미나이를 비롯한 생성형 AI 모델들은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다.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기획안 작성, 번역, 코딩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활용되며 생활의 편의성을 혁신적으로 높이고 있다.

필자 역시 엑셀 활용법이나 취미 관련 조언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곤 한다. 웹 검색보다 간편하게 원하는 답변을 내어주니, 재미삼아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일상에서 유용한 보조 수단이 되었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고도의 전문성과 정확성이 요구되는 행정 및 법률 분야에서도 AI의 답변을 전적으로 신뢰해도 좋은지는 반드시 재고가 필요하다.

얼마 전 한 민원인이 찾아와 ‘1가구 1주택 상속 취득세 세율 특례’ 적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지방세법에 따르면 상속인이 상속개시일 당시 무주택자로서 1주택을 상속받는 경우에만 세율 특례가 적용되는데 당시 민원인은 2채의 주택을 상속받는 사례에 해당돼 관련 특례를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해당 조항을 상세히 설명했음에도 민원인은 본인이 알아본 바에 따르면 명백한 특례 대상이라며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긴 실랑이 끝에 정보의 출처를 묻자 민원인은 “GPT가 알려줬다”고 답했다. 실무자로서 참으로 허탈한 순간이었다.

최근 AI가 창조한 잘못된 해석을 보여주는 민원인을 설득하는 일이 점차 늘고 있다. ‘이것이 향후 다가올 인간과 AI의 싸움일까’ 하는 우스꽝스러운 생각이 들다가도, 한편으로는 AI가 정확한 정보를 줬더라면 민원인과 관공서 모두 행정력을 낭비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러한 현상은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라고 한다.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확률적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문장을 생성하는 AI의 특성상, 정보의 사실 여부를 검토하기보다 ‘그럴싸한 답변’을 만드는 데 치중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류라고 한다.

그렇다면 AI는 멀리해야만 하는 대상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기술의 한계를 인지하고 잘 활용한다면 AI는 여전히 강력한 도구다. 최근에는 AI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자들 사이에서 ‘교차 검증 프롬프트’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질문을 던지는데 그치지 않고 ‘답변의 근거가 되는 법령 조항을 명시해달라’거나 ‘반대되는 사례나 오류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달라’는 식의 명령어를 추가해 답변의 정합성을 스스로 재검토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결국 핵심은 맹신이 아닌 검증에 있다. AI가 내놓은 답은 훌륭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지만 재산권이나 법적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면 반드시 국가법령정보센터를 통해 조문을 대조하거나 관할 부서 담당자에게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선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준 ‘내 손 안의 만능 해결사’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AI의 편리함은 누리되, 마지막 결정의 순간에는 인간의 비판적 사고와 교차 검증이라는 안전장치를 잊지 않는 것이다. 편리함과 정확성, 그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결국 도구를 사용하는 우리 인간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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